[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박근혜 나팔수들 한심하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합당해 만든 ‘민생당’이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필서한이 일반에 공개된 후 보인 미래통합당 등 보수세력의 지도부에게 쏟아낸 혹평이다. 이밖에 범여권으로 분류된 진보야당들이 박 전 대통령과 통합당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생당 김정현 대변인은 4일 “박근혜 나팔수들 한심하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며 “국정농단으로 감옥에 있는 박근혜가 노골적으로 선거개입을 하고 나선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자 헌정사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면서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 등 보수정당의 지도자들이 일제히 환영의 나팔수로 나선 것이다. 체면도 염치도 없이 박근혜 아바타 정당이 되기로 작정한 것이냐”고 반문하며 “국정농단의 주범이고 탄핵으로 물러난 박근혜의 수렴청정을 용인한다면 건강한 보수의 미래는 없다. 장기적으로 보수 대분열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더욱 강경한 입장이었다. 심상정 당 대표는 5일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한 전달을 “국민의 신임을 배신한 국정농단 주범으로서 국민에게 속죄하는 시간을 보내야 할 사람이 노골적인 선거개입에 나선 것”이라며 “탄핵세력의 부활을 공공연하게 선동한 또 하나의 국기문란 행위이자 촛불시민에 대한 중대한 모독”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만큼, 정의당은 검찰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더욱 가관인 것은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반응”이라며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입장표명을 ‘참담한 충성경쟁’으로 명명한 후 “도로 새누리당을 넘어 도로 박근혜당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확인해준 것이다. 남은 것은 오직 국민의 심판뿐”이라고 경고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도 한손 거들었다. 윤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뻔뻔하고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혹평을, 통합당을 향해서는 “미래통합당이 얘기했던 미래는 3년 전 국정농단 시절로 돌아가자는 뜻이고, 결국 ‘박근혜 통합당’을 다시 만들자는 것이었냐”고 반문하며 “‘박근혜 통합당’을 반드시 이번 총선을 통해 퇴출시켜낼 것”이라고 다짐의 말을 전했다.
심지어 민중당은 보다 직접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은 “박근혜는 사상초유 국정농단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고 옥에 갇힌 존재다. 재판을 기다리는 범죄자 주제에 재야의 지도자 행세하며 정치적 부활을 노리는 모습이 역겹기 짝이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대구 경북의 환난을 자신의 구원에 활용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낀다”고 평했다.
더불어 “황교안이 ‘그 마음이 절절히 느껴진다’며 경거망동하는 모습은 더더욱 가관이다. 황교안이 누구인가. 박근혜의 하수인으로 국정농단 앞잡이 노릇하지 않았나”면서 “박근혜의 오더를 받든 황교안의 반응을 보면 미래통합당이 박근혜의 후예라는 것이 극명히 드러난다. 민중당은 박근혜 적폐잔존 세력을 국회에서 완전히 청산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빠지지 않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편지는 최악의 정치 재개 선언이다. 국정농단을 반성하기는커녕 다시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선동에 전직 대통령이 나선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탄핵된 대통령의 옥중정치, 선거개입은 묵과할 수 없는 행태라고 힐난했다.
여기에 더해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두고 “참으로 유감스럽고 유감스러운 발언”이라며 “미래통합당이 명실상부 도로 새누리당이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정치 선언”이라고 정의내렸다. 이어 “미래통합당은 보수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외면하고 결국 과거회귀를 선택했다. 우리 국민들은 현명한 판단을 바탕으로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래통합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한에 화답했다. 황교안 대표는 “어제 전해져온 박근혜 前 대통령의 서신은 자유민주세력의 필승을 염원하는 국민들에게 반가운 선물”이라며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전해진 천금과 같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미처 이루지 못한 통합의 남은 과제들을 끝까지 확실하게 챙겨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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