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한국마사회의 비리를 고발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문중원 기수의 장례 절차가 102일만에 마무리됐다.
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문 기수의 발인제가 진행됐다. 유가족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 60여명이 함께했다.
‘한국마사회 적폐권력 청산 문중원 열사 노동사회장 장례위원회’는 “고인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지 102일 만에 장례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며 “고인이 그토록 염원한 마사회의 적폐권력 청산을 위해 노동자와 시민들은 향후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문 기수는 지난해 11월29일 조교사의 부당한 지시와 마사회 심사과정의 비리 등을 폭로하는 글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말을 대충 타라는 등 부당한 지시 때문에 기수로서 한계를 느꼈고, 이에 조교사가 되고자 면허를 취득했지만 마방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유족과 시민단체는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장례를 미뤄왔다.
고 문 기수가 세상을 떠난 지 99일째 되던 지난 6일, 유족·시민대책위원회와 한국마사회는 재발방지책에 합의했다. 지난 7일부터 빈소가 꾸려지고 3일장이 치러졌다. 합의에 따르면 마사회는 기수 등 사망 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조교사의 부당지시가 금지되고 일정 수준의 월평균 소득 보장 등 기수 권익 보호를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지난 2005년부터 부산 경남경마공원에서는 고 문 기수를 포함, 7명의 기수 또는 말 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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