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부터 수급자 쌈짓돈까지…코로나19 기부금 어떻게 쓰이나

대기업부터 수급자 쌈짓돈까지…코로나19 기부금 어떻게 쓰이나

기사승인 2020-03-20 06:20:00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사회 각계각층에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모인 기부금은 약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19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전날인 18일 기준 코로나19 관련 431억7333만9000원이 모금됐다. 같은 날 기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모인 코로나19 기부금은 총 703억7259만317원으로 집계됐다. 희망브리지 재해구호협회에는 지난 17일 오후 3시 기준 905억2527만9900원이 모금됐다. 코로나19 관련 3개 기관의 모금 총액은 2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코로나19 기부의 한 축을 담당한 것은 기업들이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300억원을 기부했다. 현대차그룹·포스코 50억원, 아산재단·미래에셋·엔씨소프트·넷마블 20억원, 신협중앙회 15억원, 현대중공업 12억원, 두산·신세계·하나금융그룹·CJ·한화·아람코코리아·한국투자증권·새마을중앙회·DB손해보험 등에서 10억원을 기부했다. 이 밖에도 GS칼텍스, 교보생명보험, 손해보험협회, 한국투자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한라그룹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들이 온정을 보탰다. 

운동선수와 연예인 등의 기부도 이어졌다. 영국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손흥민과 국가대표 배구선수 김연경·이재영,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와 류현진도 코로나19 기부금을 쾌척했다. 류중일 LG 감독과 이승엽 KBO 홍보위원, 우규민 삼성 라이온즈 선수, 박석민 NC 다이노스 선수, 양현종 KIA 타이거즈 선수 등도 기부에 참여했다. ‘피겨여왕’ 김연아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측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고진영, 최혜진, 김효주, 박성현 등 여자프로골프 선수들도 기부 행렬에 빠지지 않았다. 배우 현빈·김우빈·이병헌·신민아·박서준·이영애, 개그맨 유재석·이경규·송은이·김숙, 가수 아이유·박효신·방탄소년단·송가인·트와이스 등도 팬들과 기부에 동참했다. 

개인 기부자들의 가슴 뭉클한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60대 기초생활수급자 강모씨가 길음2동 주민센터에 118만7360원을 “대구시민을 위해 써달라”며 기탁했다. 7년간 유지하던 암보험을 해지해 낸 성금이었다. 지난 13일에는 한 남성이 부산 강서경찰서 신호파출소에 마스크 11장과 손편지를 남기고 떠났다. 편지에는 “이 근처에서 근무하는 지체 장애인이다. 기부는 부자들만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 용기를 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퇴직금과 조의금, 마스크 등을 익명으로 기부하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   

각 기관들은 기부금을 어떻게 집행하고 있을까. 재해구호협회는 18일 기준  총 309억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다. 집행률은 약 34%다. 재해구호세트 총 341개를 부산과 서울 종로, 서울 인재개발원 등에 지원했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대구·경북, 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이 격리돼 치료를 받는 생활치료센터, 각 지역의 보건소 등에도 생필품 키트와 손소독제, 락스, 마스크 등 구호물품 144만8163세트를 전달했다. 각 기업에서 현물로 지원한 라면과 즉석죽, 커피, 음료, 책 등도 대구·경북을 비롯한 각 지자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전해졌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같은 날 기준 233억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다. 집행률은 약 33%다. 200억 상당의 현금기부액과 30억가량의 기부물품을 취약계층 등에게 분배했다. 방역 및 위생관리에 지원한 금액이 가장 많았다. 마스크 569만개와 손소독제 14만개 지원에 129억원을 사용했다. 생필품비·긴급생계비·식료품비 등 취약계층 생계지원에는 48억원, 복지서비스 공백지원에는 30억, 의료진·자원봉사자·확진자 등 지원에는 24억원을 썼다. 

대한적십자사도 이날 기준 155억원의 기부금을 사용, 35.9%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모금액 중 절반가량은 대구지역을 위한 지정기탁금으로 대구시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기부금은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자가격리자, 생활치료센터, 소방관, 자영업자 응원 바우처 등으로도 쓰일 예정이다. 기부물품은 대구지역 병원 등 기관의 요청에 따라 지원 중이다. 어려움도 있다. 마스크나 의료용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적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되지 못해 물량 확보가 더디다. 해외 등에서 마스크를 수입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 기관은 투명한 집행을 강조했다. 재해구호협회 관계자는 “모금액과 모금 건수를 온라인에 게시를 하고 어느 지역에 어떤 물품 보냈는지 상세하게 매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도 “홈페이지 통해서 모금 및 지원 내역을 매일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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