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규제 완화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술을 미리 주문한 뒤 매장에서 찾는 주류 스마트주문(스마트오더)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 등에서 주류를 구입하는 것은 전통주 등 일부에 국한돼있는 만큼 중소규모 양조장을 운영하는 영세업체들은 규제 완화를 확대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앱 등 온라인으로 주류를 주문한 뒤 매장에서 찾는 주류 스마트주문 서비스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산업과 신기술 분야 기술·서비스에 대해 기전 규제를 일정 기간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제도다.
이에 따라 수제맥주 전문점 등 중소 주류업체들에게는 판매 창구가 하나 더 생기게 됐다. 주류 스마트주문 서비스를 통해 인건비 부담 절감은 물론, 수요 자체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해당 주문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경영 전반에 적용할 수도 있다.
주류 스마트주문 서비스로 인해 규제가 다소 해제됐지만 여전히 온라인 주류 판매는 요원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통주만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2017년 국민 편의와 전통주 진흥차원에서 전통주에 한해 온라인 판매만 허용되고 있을 뿐, 그 외 다른 주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대 이유는 크게 미성년자 보호와 국민 건강 악화 염려, 온라인 유통시 세금 추적의 어려움 등이다. 그간 수제맥주업계를 비롯한 주류업계에서는 신분 도용을 막고 위반시 처벌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반발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왔다.
이와 관련해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수제맥주와 와인 등 일부 주종에 대해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 범위를 넓혀달라고 요청했지만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의 반대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주류 시장 규모는 연간 14조원으로 추정된다. 소매점별 판매량 비준은 슈퍼마켓 40%, 편의점 33%, 대형마트 27% 등이다. 판매량으로는 맥주가 45%로 가장 많으며 소주 27%, 막걸리 5%, 이밖에 와인·청주·위스키 등 기타 23% 순이다. 온라인의 주류 판매가 활성화될 경우 주요 판매처인 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어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에서도 의견은 갈리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류 판매 규제 완화가) 진일보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그러나 제품 다양화와 중소규모 양조장을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을 위해 온라인 판매에 대한 문을 열어주어야한다”고 말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서의 주류 판매는 가맹점주들의 주요 수입원”이라면서 “가맹점주들도 영세 자영업자인 만큼 이쪽을 뺏어 저쪽에 주는 식의 정책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판매는) 주류 스마트주문 규제가 이제 풀린 만큼 시간을 두고 장·단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후에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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