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넘는 혁신’ 유통가에 확산되는 필(必)환경 기조

‘금기 넘는 혁신’ 유통가에 확산되는 필(必)환경 기조

기사승인 2020-03-25 04:00:00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필(必)환경 기조가 확산되면서 유통업계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단순히 패키징을 변경했던 과거와는 달리 ‘금기’로 여겨졌던 부분까지도 과감하게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 동원F&B는 아이스팩을 대채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얼림 샘물 보냉제인 ‘동원샘물 프레쉬’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통상 아이스팩에 사용되는 ‘고 흡수성 수지’는 일종의 플라스틱 성분으로,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데다 폐기시 젤을 종량제 봉투에 버리고 비닐팩을 따로 분리·배출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동원F&B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원샘물 프레쉬’를 얼려 아이스팩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생수와 동일한 제품으로 음용이 가능하며, 아이스팩보다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비용절감은 물론 환경보호에도 용이하다. 

앞서 동원F&B는 자사 가정간편식 온라인몰 더반찬을 통해 동원샘물 프레쉬를 시범 운영해 세달간 약 30만개의 아이스팩을 대체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해 그룹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포장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 등 3대 중점 실천 과제를 추진한다.각 과제별로 계열사들 간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그룹 전 분야에 롯데만의 자원 선순환 구조인 ‘5Re(Reduce, Replace, Redesign, Reuse, Recycle)’ 모델을 적용해 나간다.

계열사에 롯데케미칼이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활용해 만든 친환경 페트(PET)인 ‘rPET’를 공급하고, 이를 상품 제조와 포장에 활용한다. 오는 2025년까지 rPET 사용 비중을 그룹 전체 PET 포장 제품의 2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같은 기조에 발맞춰 생수 페트병 라벨을 없앤 ‘아이시스8.0 에코’를 선보였다. 이른바 ‘무라벨 페트’는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생수의 경우 라벨을 없애면 사실상 브랜드 변별력이 없어지는데다 설비 투자 등 비용이 늘어나 ‘금기’로 여겨지던 영역이다.

아이시스 에코는 제품의 얼굴 격이었던 라벨을 없애고 페트병에 음각의 형태로 브랜드 로고를 새겼다. 용량, 성분, 제조일자 등 의무 표기 사항은 넥필름으로 뚜껑에 부착했다. 

CJ제일제당은 지속적으로 ‘3R(Redesign, Recycle, Recover)’ 기반의 패키징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친환경 포장 설계와 재생 가능성 소재 사용, 자연기반 친환경 원료 사용 등이 주요 기조다. 

대표적인 혁신 사례는 자사 제품인 ‘햇반’의 용기 두께 감축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용기에 사용되는 리드필름과 용기 두께를 줄여 연간 340여톤의 플라스틱과 550여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다온도 박스와 가정간편식 전문몰 CJ더마켓의 배송용 완충 포장재에도 친환경 패키징이 적용됐다. 다온도박스는 기능성 발포 칸막이와 선택적 발포 조절 기술을 통해 상온·냉장·냉동 제품을 하나의 아이스박스에 담아 폐기물을 줄일 수 있도록 고안됐다. 

업계 관계자는 “말 그대로 필환경은 기업 입장에서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면서 “편의성보다 지속가능과 환경보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진 만큼 필환경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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