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미래통합당(통합당) 총선 선거대책위원장 역할을 수락했다.
박형준·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전 대표가 통합당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며 “선거대책에 관한 총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어려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꼭 승리를 얻어야 하는데 동참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며 “김 전 대표가 흔쾌히 총괄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박형준·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김 전 대표의 자택을 방문, 수락 의사를 확인했다. 김 전 대표는 “오셔서 협력해줄 것을 부탁드린다. 힘을 합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황 대표의 말에 “기대만큼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내 나름대로 생각해둔 것”이라고 답했다.
통합당 선대위는 김 전 대표 ‘원톱’ 체제로 운영될 방침이다. 김 전 대표는 오는 29일부터 업무에 착수한다. 사실상 선대위를 운영해온 황 대표는 김 전 대표에게 역할을 일임한 후 서울 종로 선거에 매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선대위의 전반적인 인적구성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김 전 대표의 영입에 공천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는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형오 통합당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을 비판했다. 태영호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를 서울 강남갑에 공천한 것과 관련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공천은 이미 끝났다”고 일축했다.
통합당은 김 전 대표 영입을 통해 중도층의 표심 공략을 기대하고 있다. 박 선대위원장은 김 전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수도권과 중도층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분”이라고 이야기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987년 개헌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 입안을 주도했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재벌개혁에 기여했다. 대기업의 과다한 부동산 소유를 제한한 토지 공개념도 입안한 인물이다. 그는 선거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판, 소속된 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약했다. 경제민주화 구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6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조기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끈질긴 설득 끝에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비례 공천 파동으로 비상대책위원들이 전원 사퇴하자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열세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원내 제1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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