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실적 호조에도 ‘전전긍긍’…대주주 금호고속 ‘애물단지’ 전락 위기

금호산업, 실적 호조에도 ‘전전긍긍’…대주주 금호고속 ‘애물단지’ 전락 위기

기사승인 2020-03-28 04:37: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금호산업이 지난해 실적 호조에 이어 올해도 견조한 이익 전망이 예상되고 있으나 대주주 리스크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호산업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금호홀딩스(금호고속)가 올해 4월 산업은행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1300억원) 부담과 코로나19로 인한 버스 승객 이용률이 급감해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주주 리스크는 자회사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28일 IB(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지난해 매출액 1조5977억원, 영업이익 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05%, 31.27% 증가했다. 

금호산업의 실적 호조는 주택·개발과 토목 사업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한화투자증권 송유림 연구원은 “금호산업은 토목 부문과 주택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31.2%, 26.4%로 크게 늘어났다”며 “또한 주택 부문의 원가율이 전년 87.6%에서 2019년 86.5%로 개선되면서 영업이익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도 금호산업의 실적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는 금호산업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7905억원, 844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세련 연구원은 “마진에 크게 기여하는 주택, 건축부문의 매출 증가로 2022년까지 안정적인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 확보한 현금 3000억원으로 차입금 상환, 토지 투자, 민자사업 지분 투자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 송유림 연구원도 “올해 약 4600세대의 분양을 계획하고 있어 이를 소화할 경우 2021년까지도 주택 매출 성장은 무난해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금호산업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금호고속이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기업은 박삼구 회장이 개인 최대지분(31.9%)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금호고속(45.30%)은 현재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금 상환 문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우한폐렴) 장기화로 버스 승객 이용률 급감 등의 리스크를 갖고 있다.

금호고속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1300억원을 올해 4월 갚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도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 있어 매각도 쉽지 않은 상태다. 금호고속은 유스퀘어 토지,건물 및 임대료채권과 목포터미널 토지,건물 및 매도정산금채권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광주은행, 신한은행, IBK캐피탈 등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세련 연구원은 “금호산업은 견고한 기초체력에도 계열사 금호고속의 차입금 상환 문제에 따라 당분간 주가가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버스 이용률이 급감한 것도 금호고속의 리스크 요인이다.  금호고속의 올해 3월(15일 기준) 버스승객 이용자 수는 62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만 명) 대비 65.5% 급감했다. 또 2월에도 버스 승객이 112만5000명으로 지난해 2월(216만1000명) 대비 47.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호고속은 지난달 대구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함에 따라 광주 대구간 직행· 고속버스를 운행 중단하거나 감회 운행하고 있다.

이처럼 고속버스 승객이 급감하면서 금호고속은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고 기존 사무직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단기 무급휴직을 승무 사원, 기술사원까지 확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최대주주의 손실이 커질 클 경우 그것이 자회사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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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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