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31일 비례대표 위성정당들을 만든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향해 “정치 개혁이라는 30년간 숙원이 단 3개월 만에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위성정당 경쟁은 훗날 민주주의 교과서에 한국의 정당 정치를 가장 후퇴시킨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여야 4당 공조로 선거제 개혁을 밀고 온 한 사람으로서 정말 허탈하다. 이 참담한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께 송구스러울 뿐”이라며 “정의당이 승리해야 정치 개혁을 지켜갈 수 있다는 강한 사명감으로 남은 시간 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당 지지율이 2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난주 초까지의 상황이라고 본다”라며 “위성정당들의 꼼수 논란이 극대화됐던 입후보 등록을 전후한 시점부터는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선거 연합당 논란이 생기고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할 때까지만 해도 정의당이 원칙을 지키는 걸 굉장히 고집스럽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시민사회 원로들이 선거 연합 정당에서 버림받고 녹색당, 미래당 같은 소수당이 모두 빠진 가운데 의원 꿔주기와 공천개입 등이 일어나면서 정의당이 왜 원칙을 지켰는지 (유권자들이)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성정당은 위헌 정당”이라며 “정의당조차 선거 제도 개혁 원칙을 버린다면 국민들의 정치 혐오는 더 심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그토록 개혁을 거부했지만 여야 4당이 어쨌든 힘을 모아서 최소한의 변화를 만들었는데 이조차도 지금 거대 양당에 의해서 도루묵이 됐다”면서 “결국에는 국민들이 국회를 바꿔주실 때 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 정치 개혁을 국회의원들이 해야 하는데 이 국회를 국민들이 바꿔주실 때 이제 두 당이 서로를 이기기 위해서 목숨 거는 정치가 아니라 다양한 국민들의 삶을 대표하는 그런 정치가 가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심 대표는 정의당 비례 1번인 류호정 후보의 ‘대리게임’ 논란에 대해서는 “정의당이 후보 검증 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다”면서 “국민들의 정의당에 대한 잣대가 다른 당보다 더 높다는 것을 저희가 더 철저히 유념했어야 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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