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미래통합당(통합당)이 n번방 관련 여당의 ‘정치공작’ 주장에 “선거 이슈가 아닌 사건의 본질에 접근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여권인사 연루설에 대해서도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며 경찰·검찰이 수사할 사안이다. 관심 두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원석 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상근대변인은 10일 오후 “아무리 선거철이지만 정치권에서 문제의 본질을 지나치게 정치공작으로 왜곡시키고 있다”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의 ‘주말 n번방 정치공작설’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를 얼마나 도구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왜 이토록 두려워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왜 스스로 n번방 사건에 과민 반응하여 정치권 내 온갖 추측과 정치공작 소설의 주체로 나서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여권에서는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정치공작이 진행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친여 성향의 김어준씨는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통합당에서 ‘우리 당에 n번방 연루자가 있다면 정계에서 완전히 퇴출’이라고 말했는데 이거 매우 이상한 메시지”라며 “민주당에 n번방 연루자가 나올 테니 정계에서 완전히 퇴출시키라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지난 7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총선용 정치공작 2~3개가 주말에 터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통합당에서도 불씨를 붙였다. 이진복 통합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n번방과 관련 여러 제보를 받았다”며 “주말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권 인사 n번방 연루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구체적인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n번방 연루 여권 인사의 명단이 주말에 공개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n번방 사건 근절을 위한 통합당 태스크포스(TF)는 명단 주말 발표설에 대해 “와전됐다”고 설명했다. 조성은 통합당 TF위원은 “여야 인사 가릴 것 없이 n번방 관련 추측성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며 “명확하게 사실관계가 규명된 것은 없다. 저희가 수사할 수도 없고 검증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에서 무엇을 발표한다는 것도 와전된 부분이 있다”며 “n번방 관련 문제를 풀기 위해 만들어진 TF다. (선거를 위해) 무언가를 준비해서 터트릴 것처럼 말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은 “여당 인사의 이름이 제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국민에게 알려야 하지 않느냐는 당내 의견이 있었다”면서 “다만 저희 TF에서는 피해자를 만나 이야기 듣고 함께 울고 상처 치유와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폭로는 피해자들도 원치 않는다. 사건의 본질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TF는 (n번방 관련) 명단에는 관심이 없다.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면 처벌 받으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여권 인사 관련 추측이 돈 것에 대한 해명도 나왔다. 정 대변인은 “기자들이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아들이 연루돼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며 “명확히 말씀드리자면 이 위원장의 자제는 무관하다. 누가 (소문을 퍼트리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명확히 n번방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성착취물이 제작, 공유돼 논란이 됐다. 이른바 ‘n번방’이다. 운영자 ‘갓갓’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다. 경찰의 수사를 따돌리기 위해 1번~8번방까지 8개 대화방을 운영해 n번방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n번방 가담자 등은 피해 여성을 노예로 지칭,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고 이를 유포·공유했다. n번방을 모방한 ‘박사방’도 등장했다.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은 지난달 19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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