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막바지 여·야 곳곳서 네거티브 공방…정책 선거 실종 우려도

총선 막바지 여·야 곳곳서 네거티브 공방…정책 선거 실종 우려도

기사승인 2020-04-14 05:00:00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 4·15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곳곳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 선거 대신 후보자에 대한 ‘흑색선전’만 남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경기 안산단원을 지역구에서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일었다. 박순자 미래통합당 후보는 13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성적비하 등 음담패설이 오가는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지난해 1월14일부터 2월26일까지 팟캐스트 ‘쓰리연고전’의 공동 진행자로 20회 이상 출연했다”며 “성 인식과 관련 이중적 행태로 국민을 속인 김 후보는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후보에 따르면 이 팟캐스트에서는 진행자들이 각종 성적 은어와 여성 비하발언을 내뱉었다. 박 후보는 “진행자들이 주고받는 대화의 일부를 보면 ‘너 결혼하기 전에 100명은 ○○○ 가야 한다’, ‘○○이 머리만 하네’ 등 차마 입에 담기조차 수치스러운 성 비하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김 후보는 진행자들의 성 비하 발언을 함께 웃고 즐기다가 ‘저도 저 정도면 바로 한 달 뒤에 결혼을 결심할 수 있다’고 여성의 몸과 성에 관한 품평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김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주장이 실상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김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남녀가 솔직한 성과 결혼, 연애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내용의 팟캐스트였다”며 “연애를 많이 해보지 않은 싱글 남성으로 초청돼 주로 놀림 받는 대상이었다. 여러 사람의 조언을 받는 대상자였다. 진행자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후보가 문제 삼는 발언들을 제가 직접 한 바도 없다”며 “다소 수위가 높아 부담스러운 내용들 때문에 자진하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으로 끝내진 않았다. 김 후보는 박 후보의 수행비서가 지난달 이른바 ‘양심선언’을 했다가 철회한 것을 지적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박순자 수행비서 양심선언 번복’과 관련해 지난 12일 공개된 수행비서의 통화녹음파일을 덮기 위해 물타기를 하려는 목적이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며 “박 후보의 이러한 네거티브 행태가 실망스럽다”고 했다.

앞서 박 후보의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허모씨는 지난달 12일 박 후보가 안산시 꽃나무, 개인 소유의 꽃나무 등을 불법 도취하고 공공기물을 도둑질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7년 동안 박 후보의 운전기사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같은 달 14일 “저의 오해와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잘못된 선언이었다”며 주장을 철회했다. 

안산단원과 함께 경기 안양동안을에서도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심재철 통합당 후보는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이재정 민주당 후보의 불법도로개설 의혹을 지적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 소유 충북 단양의 농지에 관청의 허가 없이 도로가 깔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토지를 공유하고 있는 지역 주민이 군청과 협의해 군청의 비용으로 도로를 조성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언론사에 단양군청의 지원으로 공사를 했다는 ‘확인서’를 해명자료로 보냈다.

그러나 심 후보 측은 해당 확인서에도 문제가 있다고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심 후보 측에 따르면 확인서에 기재된 토지는 문제가 제기된 토지가 아닌 이 후보 소유의 또 다른 토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 측은 “해당 부지 통행로 조성은 선친이 공유지분을 소유하던 당시 공유자들에 의해 이뤄진 일로 추정된다. 일부 구간에 대한 아스팔트 포장은 단양군에 의해 이뤄진 것은 공식 확인했다”며 “이 과정에서 후보자는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경위를 재차 확인하겠으나 이를 마치 위법행위를 자행한 것처럼 공격하는 것은 전형적인 선거철 네거티브”라며 “선거일에 가까워질수록 정책대결 보다는 네거티브 공방을 의도적으로 이슈화시키려는 타 후보의 악의적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범여권 내에서도 난타전이 일었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동영상재생사이트 ‘유튜브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더불어시민당을 찍어달라는 것은 이해했다”면서 “당신들이 이번 선거기간 중 저에 대해 모략하고 음해하고 저를 시정잡배 개쓰레기로 취급하고 공식적으로 당신들 입으로 뱉어냈다”고 비난했다. 

이에 더불어시민당에서는 논평을 통해 “지나치게 감정에 빠진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과함을 넘어 도를 지나쳤다”며 “과유불급이다. 지금은 감정에 빠질 때가 아니라 자중자애할 시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정 최고위원은 13일 다시 유튜브를 통해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다가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며 “방송을 보신 분들과 열린민주당 지지자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안 좋은 말을 민주당이나 민주당 지도부에 한 것이 아니다. 어제 방송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댓글로 욕을 해댔다”고 해명하면서도 더불어시민당을 향해서는 날을 세우는 모습도 연출했다.

한편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과 시민사회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이다.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을 탈당한 정 최고위원 등이 만든 비례대표용 정당이다. 둘 모두 태생적 뿌리는 민주당에 두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시민당을 유일한 형제정당으로 인정하고 열린민주당과의 선을 그어왔다. 그럼에도 열린민주당은 ‘효자’를 자처하며 민주당을 향한 구애를 지속적으로 표해왔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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