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단독 과반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민심은 ‘정권 심판’이 아닌 ‘안정’을 선택했다.
선거전이 본격화하기 전만 해도 중간 선거 성격의 이번 총선에서 견제론을 내세운 야당으로 입법부의 무게추가 옮겨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선거 결과는 집권 여당의 압승으로 귀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5일 오후 11시50분 현재 전국 253개 선거구 개표가 64.3% 이뤄진 가운데 민주당은 156곳, 통합당은 92곳, 무소속 후보가 5곳에서 각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을 제외하고 지역구 당선자만으로도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례대표의 경우 개표율 11.62%를 기록한 가운데 미래한국당 34.58%, 더불어시민당 33.63%, 정의당 8.68%, 열린민주당 5.02%, 민생당 3.20%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를 의석수로 환산하면 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열린민주당 3석, 민생당 2석으로 예상된다.
현재 개표 기준으로 단순 합산하면 민주당과 시민당이 171석, 통합당과 한국당은 113석에 달하고, 민주·시민당에 정의당과 민생당, 열린민주당까지 합하면 181석에 달해 전체 의석의 5분의3인 180석을 넘어선다.
민주당 계열의 원내 과반 확보는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만이며,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20대 총선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승을 달성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 집권 중반 들어서 치러진 '중간선거' 성격의 총선에서 코로나19 위기 속 '국난극복'을 내세운 민주당이 '정권심판'과 견제를 호소한 미래통합당에 대승, 집권 여당이 안정적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개혁 입법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또 ‘여소야대’ 다당제 20대와 달리 21대 국회는 4년만에 '여대야소' 양당제 체제로 회귀하며 입법 지형에 대대적 변화가 예고된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사실상 궤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보수 진영이 또 다시 충격의 패배에 휩싸이며 정국에는 격랑이 몰아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통합당은 전통적으로 지지세가 강한 강남과 서초 등 일부 수도권 지역과 대구·경북(TK) 등 영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패배해 참패가 불가피해 보인다.
보수 재건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대대적 '물갈이'를 감행하고 김종인 선대위원장까지 영입한 통합당으로서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이어서 당장 지도부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5일 오후 11시4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다. 모든 책임을 지고 가겠다”고 밝히며 총선 패배를 책임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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