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완패함에 따라 선거를 총지휘한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씁쓸한 퇴장을 맞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을 향해 직접 재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총선 결과 관련 특별 기자회견에서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은 인정한다.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을 2주 가량 남기고 통합당에 합류하며 당 안팎을 오가며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이번엔 통합당의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통합당이 과연 대안세력을 자임할 자신이 있는지 되묻는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김 위원장이 막판 선거전에 합류한 시간이 너무 늦었을 뿐만 아니라 당의 역량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통합당의 책임을 온전히 김 위원장에게 돌리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김 위원장이 통합당에 합류한 이후 터진 소속 후보들의 연이은 막말 논란이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탓이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그동안의 정치 경험과 연륜을 살려 당 재건과 수습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추세다. 15일 황교안 대표가 물러남에 따라 전대 전까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구 수성갑에서 5선 고지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공천이 다 된 상태에서 선거 지휘를 너무 늦게 맡아서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그러나 그분이 가진 정치 흐름을 읽는 안목 등을 봤을 때 여전히 당에 큰 도움이 될 분이고 당을 회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계속 당을 맡아서 갔으면 좋겠다. 선거전에 너무 늦게 합류해 수습할 수 있는 시간조차 없었고 그나마도 잘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패장'이라고 평가절하하기엔 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재건을 맡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여기 올 때부터 분명히 말씀드렸는데 선거하는 데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임무라고 생각하고, 선거가 끝나면 일상의 생활로 돌아간다고 얘기했다”며 물러날 것을 시사했다.
이어 ‘당의 요청이 있으면 역할을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건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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