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겨울철 대유행의 가능성이 있다고 정부와 전문가들이 시사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다가 겨울철이 되면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밀폐된 환경 속에서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한 준비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전문가들도 현재 코로나19 유행이 빨리 종식되기 어렵고, 바이러스 특성 자체가 경증이나 무증상에서도 전파가 되는 등 전파력도 크다고 본다”며 “감염 이후 면역력 수준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밝혀진 바가 없어 완전히 종식되긴 어렵고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추후 몇 년간 유행이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해뒀다.
전문가들도 의견을 같이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감염병은 바이러스의 변이와 낮은 면역력, 기후나 밀폐공간 등의 환경 요인까지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지면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며 “이러한 정황을 봤을 때 앞으로 다가올 겨울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910년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스페인독감’도 겨울에 가장 유행했다. 1918년 여름 첫 확산기를 가지고 같은 해 가을과 겨울 더 크게 유행했고, 다음 해 초겨울 다시 확산됐다. 코로나19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전 세계에 감염자 수보다 비감염자가 많아 ‘군집 면역력’도 형성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5000만명 대비 감염자는 1만명으로 0.02%만 면역력을 발휘할 항체가 있는 것이다. 항체가 있다하더라도 실제 지속기간이 얼마나 될지 는 확인되지 않았다. 추운 날씨로 인해 따뜻하고 밀집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도 겨울에 재유행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김우주 교수는 “사실상 현재 우리나라 확진자가 감소 추세는 최근 야외 활동하기 좋은 날씨도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라며 “9, 10월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고 바이러스 생존 기간도 길어지며, 군집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도 잘 안 지켜져 다시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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