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을 수 있을까, 그때의 ‘화양연화’ [볼까말까]

다시 찾을 수 있을까, 그때의 ‘화양연화’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0-04-26 12:37:45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아름답고 애틋한 첫사랑의 기억을 안고 사는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 지나버린 세월 탓에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여전하다. 25일 오후 9시 첫 방송을 시작한 tvN 토일극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은 멜로드라마의 문법을 충실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1990년대 운동권 법대생이었던 한재현(진영·유지태)은 현재 대기업 편에서 정리해고를 일삼는 기업가가 됐다. 장인이자 상사인 장산(문성근)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감옥에서 4년 만에 출소했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약속된 보상이 아니라 날달걀 세례와 또 다른 시험이다. 옛 친구의 장례식장에선 변절자라는 비아냥과 모욕이 이어진다. 

과거 감수성이 풍부한 부잣집 음대생이었던 윤지수(전소니·이보영)는 부당해고 시위와 아르바이트 현장을 오가는 처지의 어른이 됐다. 대학 시절 영화를 찾아볼 정도로 좋아했던 그는 이제 돈이 아까워 극장에도 가지 않는다. 

1회에서는 두 사람의 과거 첫 만남과 재회가 그려졌다. 대학가 데모 현장에서 재현을 보고 첫 눈에 반한 지수는 재현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약 20년 후 재회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루어진다. 재현의 아들인 준서(박민수)와 지수의 아들 영민(고우림)이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건으로 엮여 대면한다.

드라마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달라진 두 사람의 상황을 설명하는 동시에, 두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눈 내리는 기차역에서 재회한 두 사람의 눈빛은 여전히 애틋하지만, 과거로부터 멀리 와버린 이들이 피로한 현실에서 다시 한번 화양연화를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로 어른의 멜로를 그려냈던 손정현 PD는 이번에도 감성적인 연출력을 자랑했다. 특히 재현과 지수가 처음 만나고(과거) 재회하는(현재) 장면이 아름답게 펼쳐져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기대감 높은 배우들도 제 몫을 해낸다. 연기자들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멜로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네 배우도 안정적인 연기력과 이상적인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 볼까

아름답고 풋풋한 첫사랑, 시간을 뛰어넘는 어른의 멜로가 하나의 작품에서 그려진다. 잔잔하고 애틋한 멜로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손정현 PD의 전작이나 배우 이보영의 출연작을 재미있게 봤다면 ‘화양연화’ 또한 마음에 들 가능성이 높다. 유지태를 여전히 멜로의 얼굴로 기억하는 시청자에게도 권한다. 


■ 말까

초반에 재현의 배우자인 장서경(박시연)이 이미 외도 중이라는 설정이 나왔지만, 드라마에서 불륜이 등장하는 것을 흐린 눈으로도 볼 수 없는 시청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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