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서유리 인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악관 태스크포스 브리핑(TF)에 앞서 앞자리에 착석한 CNN 기자에게 기자실 뒤편으로 이동하라 명령하는 등 언론에 부당 대우를 가했다.
26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악관 24일 브리핑 시작에 앞서 CNN 백악관 출입기자 케이틀란 콜린스에게 앞좌석을 포기하고 기자실 뒤편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했으나 해당 기자는 거부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 브리핑룸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가 관리하며 백악관 관계자들이 지난 달 합의한 계획에 따라 언론사들에 브리핑룸 앞좌석을 배정했다. WHCA는 수십 년 동안 백악관의 반대 없이 브리핑 룸에 대한 언론사들의 접근을 관리해 왔으나 지난 한 달 동안 백악관은 기자들에 대한 권한을 일방적으로 행사하려 했다고 WP는 설명했다.
이번 백악관측의 ‘막무가내 조치’는 전날인 23일 TV 브리핑 도중 콜린스 기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충돌로 인한 보복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다른 기자의 질문에 “CNN의 잘못된 보도에 근거한 것”이라고 일축했고, 이에 콜린스가 후속질문을 하며 압박을 가하자 “CNN은 가짜 뉴스다. 나에게 말 걸지 마라”며 막무가내로 말을 끊었다.
이에 다음 날인 24일에는 아예 맨 앞줄 좌석에 착석한 그녀에게 뒷자리에 앉은 다른 기자와 자리를 바꾸라는 부당지시까지 내린 것이다.
콜린스는 이날 트위터에 “오늘 밤 백악관은 나에게, 오직 나만, 뒷줄에 있는 기자와 자리를 바꾸도록 했다. 우리는 우리가 사전에 배정받은 좌석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거부했다”라고 밝혔다.
콜린스와 자리를 바꾸라고 지시받은 워싱턴 블레이드의 기자 크리스 존슨도 좌석 배정이 백악관이 아닌 WHCA 소관이라는 점을 들어 백악관 관계자의 지시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2018년 말 트럼프 대통령에 출입을 금지당한 백악관 수석 특파원 짐 아코스타는 백악관의 이러한 행태에 “소비에트식 전체주의”라고 비판하며 “백악관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콜린스와 존슨의) 시민 불복종 행위가 필요했다”고 전했다.
westglas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