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노조문제’ 두 번 사과한 이재용, “경영권 대물림 않을 것”

‘경영권‧노조문제’ 두 번 사과한 이재용, “경영권 대물림 않을 것”

승계 논란 단절, 노사문제 상생‧화합, 소통과 준법도 강조..5년만의 대국민 사과

기사승인 2020-05-06 15:51:53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경영승계에서의 잡음과 무노조 경영, 시민사회 소통부족 등의 현안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단행했다. 특히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회사의 승계와 관련해 삼성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6일 오후 2시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언론 앞에 나선 이 부회장은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고, 사회와 소통도 부족해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가웠다"며 "저희들의 잘못을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경영승계와 노조, 시민사회 소통 등의 현안에 대해 부족함을 통감했다며 이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은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많은 질타를 받았다"며 "삼성SDS와 에버랜드 문제에서 비롯되었으며, 최근 승계 관련 재판이 진행중이기도 한 바 삼성에 대한 질타는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더이상 그렇게 하지 않겠다"며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으며, 편법에 기대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개인적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회장님이 쓰러지신 이후 제가 삼성을 맡아왔지만 큰 성과를 이루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다"고 자평했다. 

그는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며,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하며 그 인재들이 저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서 일을 해야 할 것이다"라며 소회를 전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며 "저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기도 전에 승계를 얘기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소회를 말할 때 이 부회장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며 감정에 북받치는 듯 다소 울먹임이 있었다.

노사문제와 관련해서는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받고 있으며 책임을 통감하고, 노조문제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그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 소통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며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 주는 거울"이라며 "낮은 자세로 한걸음 다가서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준법위의 활동과 관련해서는 독립적인 위치를 보장했다.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며 "그 활동이 중단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끝을 맺었다. 이 부회장의 사과는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에서의 감염병 확산에 따라 대국민 사과에 나선 지 5년만이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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