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가 6일 첫 시행 됐다. 굳게 닫혔던 미술관과 박물관, 도서관 등 공공 실내시설의 문이 다시 열렸다. 생활방역 체제 속에서 공공 실내시설은 어떤 모습일까.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도서관·서울시립미술관 등 주요 국공립 문화시설의 이용이 이날부터 가능해졌다. 해당 시설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 말부터 문을 닫았다. 약 두 달 반만의 재개관이다.
서울시 산하 미술관과 박물관 이용을 위해서는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온라인 시스템을 통한 사전 접수가 필요하다. 관람 시간은 회차당 2시간 이내로 제한된다. 한 회차당 입장객 수는 시설 규모에 따라 10명에서 100명 이하로 제한된다. 다만 일부 시설에서는 온라인 예약이 다 차지 않은 경우, 당일 선착순 현장 관람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이날 오전 10시 관람객을 맞았다. 오전 0시 기준, 총 23명이 예약을 신청했다. 한 회차 당 최대 60명이 관람 가능하다. 평일에는 6회차, 주말에는 5회차로 진행된다.
미술관 입장을 위해서는 마스크가 필수적이다. 출입구에서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로 체온을 잰다. 발열이 의심되지 않을 경우에만 입장이 가능하다. 예약자의 성명을 말하고 관람 시간이 기재된 번호표를 받은 후에야 전시관을 돌아볼 수 있다. 예약하지 않은 관람객은 이름과 성별, 연락처, 방문시각 등을 기재해야 한다.
관람 시에도 ‘거리두기’가 필수적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관람객이 ‘기차놀이’처럼 줄을 지어 관람하는 일도 빈번했다. 그러나 생활방역 체제에서 관람객들은 약 2m의 간격을 유지하고 전시를 관람해야 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1~3층 전시관에 총 16명의 ‘전시운영 지킴이’를 배치했다. 이들은 관람객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달라”고 안내했다. 체험형 전시작품 옆에는 비닐장갑이 비치됐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정독도서관에도 도서관 이용을 위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정독도서관을 포함, 서울시교육청 산하 22개 도서관은 코로나19 이후 문을 닫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7일부터 자료실의 1단계 제한적 이용을 허용했다.
도서관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이용이 불가능하다. 입구에서 발열체크 후 도서관 출입 기록지에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도서관 내 어느 곳을 방문할 것인지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자료실 입구에는 손소독제와 비닐장갑 등이 구비됐다.
1단계 제한적 이용은 자료의 대출과 반납만 가능하다. 관내 열람은 불가능하다. 정독도서관 자료실의 열람좌석은 모두 한쪽으로 치워진 상태다. 청소년관의 컴퓨터 이용도 금지됐다. 꺼진 모니터에는 ‘이용자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혹시 모를 감염 위험을 차단하고자 자료실 내 정수기 사용도 중지됐다.
정독도서관은 오는 11일부터 2단계 제한적 이용에 돌입한다. 좌석 간 거리를 유지하면 관내열람과 자율학습실 이용이 가능하다. 이용자식당과 평생학습교실, 독서동아리 등도 정상 운영된다.
서울시 산하 공공도서관인 서울도서관은 6일부터 온라인 예약대출 서비스를 운영한다. 오는 26일부터 자료실을 개방, 대출과 반납서비스를 재개할 방침이다. 방문자의 도서 열람은 다음 달부터 허용된다. 서울 각 구청 산하 도서관들은 현장 상황에 맞춰 운영을 재개하거나 부분적 운영을 시행해왔다.
시민들은 미술관과 도서관 등 공공 실내시설의 재개관을 반겼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만난 김성은(35·여)씨는 “코로나19 이후 미술관을 방문하지 못하다 처음 오게 됐다”며 “사전 예약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여겨진다. 관람인원도 제한되고 꼼꼼히 관리되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정독도서관을 방문한 40대 이모씨는 “코로나19로 도서관이 닫혀 일반서점이나 중고서점 등에서 책을 볼 수밖에 없었다”며 “도서관 대출이 가능하게 돼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