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올 1분기 항공업계가 일제히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가올 2분기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다음달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막혔던 운항이 일부 재개되지만 여전히 실적개선에는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657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570억원)와 비교해 적자로 전환했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229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1.7% 감소했고, 당기 순손실은 11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노선 축소와 여행 수요의 급감으로 인해 1분기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며 "대부분의 국제선이 막혀있는 상황이고 그에 따른 여객수요 급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른 항공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 1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2조4558억원, 영업적자 2015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손실을 2400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화물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비교적 선방하고 있지1분기 여객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급감한 만큼 영업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는 15일 1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작년 한 해 별도 기준 368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적자 폭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영업손실이 3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이번 황금연휴를 맞아 '반짝 특수'를 누리기는 했으나 국제선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국내선 위주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막혔던 ‘하늘길’ 일부를 6월부터 운항 재개하지만 여전히 좌석 공급량은 평시 대비 20% 수준에 불과해 실적개선에는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대한항공 측은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차단 조치를 완화하고 있어 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추가 운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예정됐던 항공업계의 구조 재편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제주항공도 이스타항공의 인수 일정을 미룬 상태다. 국제선 여객이 98% 이상 급감하는 등 항공업계 불황이 기약 없이 길어지면서 최악에는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2분기까지는 국제선 노선의 운항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 인수는 제주항공의 차입금 증가와 재무구조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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