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진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보험사는 보험영업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을 통한 투자영업과 지급여력에도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더욱이 ‘생활속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도 보험사의 실적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감염병 위기는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실물경제부진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서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보험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명·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6.8%(1조9496억원)가 감소한 5조336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새 2조원가량이 증발하면서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하락과 손해율 악화로 발생한 예견된 손실이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생보사의 경우 보장성보험과 퇴직연금보험은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의 경우 감소세를 나타냈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지속되면서 전체 순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손해보험사 순이익은 2조2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1조311억원) 축소됐다. 순익이 감소하는 만큼, 수익성도 악화됐다.
전체 보험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45%로 2018년 0.64%보다 줄었다. 총자산이익률은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나눈 지표로 자산을 이용해 얼마나 벌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업게의 총자산은 2019년 1238조9169억원으로 2018년(1155조원)보다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2018년 6.66%에서 지난해 4.41%로 2.25%p 하락했다.
저금리·저성장·저출산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보험업계는 이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 경기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 2.1%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전격 인하했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보험사들의 운용수익률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재정을 운용하는 만큼, 국고채나 우량 회사채 등 기준금리에 민감한 채권 매입을 주로 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로 운용수익률이 하락하면 과거 고금리 시절에 상품을 팔았던 보험사로선 역마진에 시달리게 된다. 생보사들은 1990년대에 무려 7~9%, 2000년대 초반까지 4~6%의 이율이 책정된 상품을 팔아왔다. 이로 인해 초저금리 진입에 따른 투자수익률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위기에 보험산업이 마주한 뉴노멀시대에 업계는 상황에 맞는 획기적인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과거와 같은 기존시장 위주의 양적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은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럽보험감독국(EIOPA)도 보험회사의 사업 유지를 강조하고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각국 감독당국은 보험회사의 감독보고 및 시장공시 기한을 유연하게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단기적으로 금융당국은 검사 및 감독에 대한 보험사의 운영 부담을 줄여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상품 및 서비스 제공을 원활히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위험보장 및 실물부문 지원을 강화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시장불안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금융안정성을 제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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