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을 처음 만든 ‘갓갓’ 문형욱(24)이 미성년자 등 여성 50여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 공유했다고 진술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문형욱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피해자는 10명이지만 문형욱은 피해자의 수를 50여명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성 착취물을 통해 총 36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 중이다. 

문형욱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SNS 등에 자신의 신체 노출 사진을 올린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벌였다. 그는 “(노출 사진을 올린 계정이) 경찰에 신고되었는데 도와주겠다”며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피해자의 개인 정보를 확보했다. 이후 확보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협박, 성 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SNS로 공범을 모집해 피해자를 상대로 성폭행을 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사진과 동영상 등 3000여개의 성 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공조 수사 등으로 n번방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지난 9일 문형욱을 피의자로 특정, 긴급 체포했다.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성 착취물을 내려받은 적은 있으나 갓갓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 2015년 7월부터 유사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문형욱이 지난 2017년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 추가 수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문형욱은 대화방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초기 대화방 입장료 명목으로 1만원씩 총 9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받았으나 모두 피해자에게 줬다는 것이다. 문화상품권을 사용할 경우, 경찰 수사망에 걸릴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문형욱은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재미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경찰은 문형욱에게 음란물 제작·배포 등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외에도 아동복지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강요와 협박 혐의 등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확인되지 않은 여죄와 공범 등 범죄 수익 등을 철저하게 밝힐 방침이다. 

n번방 가담자에 대한 수사도 이어간다. 경찰은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구매·소지한 피의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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