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파키스탄 10대 소녀 2명이 젊은 남성과 함께 찍힌 영상에 SNS에 올라왔다는 이유로 살해되는 ‘명예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명예살인’은 요르단·이집트·예멘 등 이슬람에서 행해지는 종교적 풍습으로 집안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관습이다.
1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두 소녀는 이번주 초 남북와지리스탄 부족 지역 경계에 있는 마을에서 가족들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사건의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한명은 피해자의 아버지이고 다른 한명은 또 다른 피해자의 남매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의 원인을 SNS상에 게시된 한 비디오로 추정했다. 해당 비디오에는 젊은 남성 한명과 피해자 두 명을 포함한 세 소녀가 함께 있는 모습이 담겨져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비디오는 1년 전쯤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몇 주 전부터 SNS 상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며 “동영상에 출연하는 나머지 한 소녀와 남성의 신변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사건과 관련해 운동가들은 ‘명예 살인’이 매년 전국적으로 약 1000건씩 행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인권 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이 파키스탄 내에서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명예살인’이 행해지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를 ▲중매결혼 거부 ▲성폭행·강간의 피해자 ▲결혼 외의 성관계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옷을 입는 방식, 반항 등의 사소한 이유로도 ‘명예살인’이 행해질 수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