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안방에서 맞붙는 동원·CJ제일제당

상대 안방에서 맞붙는 동원·CJ제일제당

기사승인 2020-05-23 03:00:00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J제일제당과 동원F&B가 각각 상온죽과 국물(국·탕·찌개)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맞붙는다. 

그간 상온죽은 동원F&B가, 국물은 CJ제일제당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 상대의 ‘안방’에서 경쟁하게 됐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제일제당은 프리미엄 상온 죽 파우치 제품을 출시했다.  저온보관을 통해 신선도를 높인 국내산 쌀과 육수를 기본으로 두고 스테이크용 목심살, 가리비 관자 등 고급 재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기존 자사 제품은 물론 경쟁업체 제품 대비 나트륨 함량을 낮췄다. 

CJ제일제당은 이번 프리미엄 죽 출시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비비고 죽으로 상온 파우치죽 시장에서의 외형을 키워왔다면 프리미엄 제품군을 통해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2018년 비비고 죽을 출시한 뒤 한 달 만에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했다. 비비고 죽 출시 전인 2018년 10월 기준 국내 상온죽 시장 점유율은 동원F&B의 동원 양반죽이 65.3%로 압도적이었지만, 지난해 6월 기준 비비고 죽이 36.9%를 차지하며 1위인 동원과의 점유율 격차를 5% 내외로 좁혔다. 

두 업체가 경쟁하면서 시장도 덩달아 커졌다. 2015년 410억원 규모였던 국내 죽 시장 규모는 2016년 563억원, 2017년 706억원, 2018년 884억원으로 성장했다. 비비고 죽과 양반죽이 경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9년에는 12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프리미엄 죽은 외식 전문점의 프리미엄 인기 메뉴를 그대로 재현해 ‘프리미엄 클래스'를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하고, “전문점 수준 맛과 품질에 가성비까지 갖춘 프리미엄 죽을 앞세워 5000억원대 죽 전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는 CJ제일제당이 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물 가정간편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일 동원F&B는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 ‘양반 국탕찌개’ 14종을 출시했다. 양반 국탕찌개는 재료를 가마솥 전통방식으로 끓여내 본연 맛과 식감을 살리면서 각각의 재료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동원F&B은 국탕찌개 가정간편시 시장 공략을 위해 자사 광주공장 9917㎡(약 3000평) 부지에 400억원 규모의 신규 첨단 특수설비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열 처리 시간을 20% 줄였다. 

동원F&B는 국탕찌개 시장 진입과 동시에 올해 매출액 500억원을 달성하고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물 가정간편식은 CJ제일제당의 안방이다. 지난해 기준 약 2000억원 수준의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57.3%를 차지하고 있다.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14년 463억원 수준이었던 국탕찌개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0억원으로 330% 이상 급성장했다. 이 중 CJ제일제당 비비고 국탕찌개 제품이 차지하는 매출은 1150억원에 달한다. 

특히 비비고 국물요리의 경우 TOM(Top of mind)이 50%를 넘어설 정도로 소비자 인식도에서 압도적이다. TMO는 말 그대로 최초상기율을 뜻하는 말로, 예를 들어 ‘즉석밥 하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르는가’라고 질문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제품을 말한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025년까지 시장 점유율 70%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동원F&B 관계자는 “그간 시중의 국탕찌개는 생산 과정에서 열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재료의 식감이 물러지고, 육수의 색이 탁해져 맛이 텁텁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동원F&B는 신규 설비를 통한 열처리 시간 단축에 성공하면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5년 전통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식 본연의 가치를 지켜가는 동시에, 급변하는 HMR 트렌드에 유연히 대응하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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