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수성구가 저장강박증으로 생활이 어려운 주민의 주거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약 80톤의 쓰레기와 폐기물을 수거했다고 3일 밝혔다.
수성구와 수성구새마을협의회는 지난달 파동에 거주하는 저장강박 가구를 대상으로 대규모 청소를 진행했다.
이 가구는 어머니와 딸이 저장강박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아들은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3인 가족이다.
2020년부터 수성구의 사례관리와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지원을 받아왔으며, 올해 1월에는 수성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수성경찰서, 대구의료원 등 8개 기관이 협력해 어머니와 아들을 행정입원 조치했고, 딸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청소 전 주택 내부와 마당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잠을 잘 공간조차 없었고, 악취와 해충이 심각해 위생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됐다.
수성구는 수개월간의 설득 끝에 가족의 동의를 얻었고, 새마을협의회 회원 30여명이 투입돼 약 80톤의 생활쓰레기와 폐기물을 수거했다. 노후 싱크대 교체 등 추가 환경 개선도 진행할 예정이다.
수성구는 저장강박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주민을 위해 ‘일사천리 홈클리닝’ 통합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 청소를 넘어 정신건강 치료와 심리상담, 정리정돈 교육, 사후관리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9년 ‘저장강박 의심가구 지원조례’ 제정 이후 지금까지 45세대를 지원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있다.
수성구는 앞으로도 정신건강복지센터, 경찰, 의료기관 등과 협력해 저장강박 가구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재발 방지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저장강박 위기가구의 일상 회복을 위해 통합사례회의를 개최하고, 정신건강 상담, 주거·의료비 지원, 지역사회 자원 연계 등 다각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주거환경 개선에 함께해 준 새마을협의회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지원이 일상 회복의 출발점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민관이 힘을 모아 저장강박 가구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수성구청 행복나눔과 관계자는 “최근 전국적으로 저장강박증 관련 주거환경 개선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청소를 넘어 지속적인 정신건강 관리와 지역사회 연계가 필수라고 강조한다”며 “수성구의 ‘일사천리 홈클리닝’ 모델이 전국적인 우수 정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