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캠프 중단되자 삼촌 간병...코로나19로 달라진 美 청소년의 여름

의료캠프 중단되자 삼촌 간병...코로나19로 달라진 美 청소년의 여름

WP “지루한 여름 속 새로운 경험의 기회 얻을 것”

기사승인 2020-05-26 00:10:00

[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이 미국 청소년들의 여름이 바꼈다. 인턴십, 여행 등이 어려워 지면서 집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되자 전혀 고려하지 않던 새로운 경험에 나선 것이다 .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로 여름 인턴십, 캠프, 여행 등이 취소돼 스탠포드 대학 입학보다 유급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WP가 소개한 미국 내 청소년들의 사례를 보면 인턴십 등이 부럽지 않다. 오히려 새로운 경험을 위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있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 중인 브렌단 배리는 이번 여름 의료 캠프 상담사로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해당 캠프가 중단됐다. 이번 여름의 계획이 사라지자 배리는 악성 뇌종양을 앓고 있는 삼촌 켄(50)을 간호하기로 결심했다.

배리는 매일 12시간 동안 삼촌을 간병했다. 적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식사 등을 도왔다. 또 삼촌이 자신의 상태를 보며 비관적인 생각을 갖지 않게 지켜보고 담배를 피우려고 하는 것을 말렸다. 직접 간호인으로 고용된 형태가 아니었지만 경력을 인정받기 위해 저소득층 의료 보장 제도에 신청해 개인돌봄 보조원 급여를 받기도 했다.

배리는 “힘들었지만 큰 보람을 느꼈다”며 “직접 간호하는 경험이 선물로 남았다. 나의 완전한 경력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맥거번의 대학생 아들은 코로나19로 교통부 인턴십 기회를 잃었지만, 또 다른 경험을 할 기회가 생겼다. 맥거번이 뒷마당에 아들과 함께 오락공간을 만들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맥거번은 친구의 페이스북에서 아이디어를 받아 피자 오븐이 있는 테라스를 만들 것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프로젝트 디자이너에게 요금을 지불하며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실제 체험을 할 수 있는 진취적인 여름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이언 아마릴라스도 지루함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찾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쉬면서 차별 당하는 유색인종에 관한 책을 읽게 됐다. 그는 책을 통해 시야를 넓히며 타인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인권변호사’라는 직업적 목표를 세웠다.

이와 관련 아동발달 심리학자 피터 그레이는 “여름의 주된 역할은 학교를 떠나 현실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라며 “지금 청소년들은 자신의 취미와 관심사를 탐구해야하는 때이다”고 강조했다.

WP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지루함을 느끼는 여름이 오히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며 “‘산업 중단으로 푸르러진 베이징의 하늘’과 같이 코로나19가 이번 여름에 예상치 못한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 밝혔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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