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푸드 아닌 케어푸드…커지는 영양식 시장

실버푸드 아닌 케어푸드…커지는 영양식 시장

기사승인 2020-06-08 02:00:00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케어푸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고령 인구나 환자 등 한정된 대상만이 타깃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생애 주기를 아우르는 전연령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율은 전체의 15.5%로 나타났다. 

2010년 11.0%였던 이 비율은 2017년 14.2%를 기록했다. 전체인구에서 고령인구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21% 이상 초고령화 사회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 처음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후 17년만에 고령사회에 들어섰다. 현재 속도로는 2025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힙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5년에는 국민 중위연령이 50세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노인 인구가 늘고 사회 평균 연령이 올라가면서 식품기업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고령친화음식, 이른바 실버푸드에 대한 연구·출시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노인이나 환자 외에도 영유아, 산모, 그리고 영양불균형 등에 노출된 직장인들 전체를 포함하는 ‘케어푸드’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케어푸드 안에 고령친화음식과 환자식 등이 포함되는 상위 개념으로의 확장이다. 

케어푸드는 건강과 섭취에 초점을 두고 있다. 크게는 입에 넣고 씹는 기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한 ‘연화식’과 인두·식도 근육이 약해져 음식을 삼키는 게 어려운 사람을 돕는 ‘연하식’으로 구분된다. 다만 아직까지 법적으로 정해진 구분이 없어 업계에서는 영양식 등도 케어푸드에 포함시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 2017년에는 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2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는 단순 고령친화식품만을 포함한 규모로 케어푸드로 정의를 확대한다면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일본이나 미국 등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국가들의 시장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작다. 일본 케어푸드 시장은 이미 2017년 12조를 넘어섰고, 미국 역시 지난해 26조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2조원대 규모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 케어푸드 시장 성장 전망이 밝은 이유다. 

현대그린푸드는 2018년 ‘그리팅’을 론칭한 이후 판매 채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내 식품관에 케어푸드 팝업 매장을 열었다. 자사 온라인마켓인 그리팅몰에서는 케어푸드를 정기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연내에는 기업체 직원식당에 적용 가능한 그리팅 전용 코너를 신설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초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이지밸런스를 출시했다. 이지밸런스는 혀로 가볍게 으깨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경도, 점도, 부착성 등을 조절해 만들어 노인과 환자에 집중했다. 

CJ프레시웨이는 2015년 론칭했던 시니어 전문 식자재 브랜드 헬씨누리를 토탈 푸드케어 브랜드로 확장했다. 그간 헬씨누리는 병원, 복지관 등의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맞춤형 식자재를 공급해왔다. 

아워홈은 그간 요양원과 병원, 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판매하던 연화식을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롯데푸드 역시 하반기 케어푸드 신제품 출시를 천명하고 케어푸드연구회와 ‘파스퇴르 케어푸드’ 공동 연구 협약을 맺었다. 성인영양식 뿐만 아니라 심혈관 계열의 기능성 제품을 출시하고, 약국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단계를 목표로 뒀다. 

한국야쿠르트도 케어푸드 브랜드 ‘잇츠온 케어’ 론칭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브랜드 내에 당뇨환자식, 일반식, 가정간편식용 연화식 등 제품군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브랜딩을 면면히 살펴보면 실버푸드라는 개념은 케어푸드에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노인식’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있는 만큼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케어푸드라는 말이 더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처가 한정됐던 과거와는 달리 정기배송이나 마트·편의점 등에서의 판매가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일반 소비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시장도 뒤따라 커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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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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