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글로벌 경기 위축 금융위기보다 커…韓 완만한 개선 전망”

한은 “글로벌 경기 위축 금융위기보다 커…韓 완만한 개선 전망”

기사승인 2020-06-11 14:52:29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한국은행이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의 생산과 교역 감소 폭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는 성장세 위축 후 완만한 개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11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유로지역,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대부분 경제활동이 크게 억제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세계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일어난 당시와 비교해 한국과의 교역이 크게 증가한 중국 및 아세안 국가들의 성장률이 크게 떨어져 한국의 수출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이 올 것이라 내다봤다.

한국의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 부문을 살펴보면,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비대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긴 했지만, 이동제한 조치로 줄어든 휴대전화·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용 반도체 수요 감소 폭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부터 각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늦춰진 휴대전화·가전제품 반도체 수요가 늘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이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 예상했다.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반도체와는 달리 자동차, 기계류 부문의 수출은 국제 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이기 힘들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4월부터 지속된 국제 유가의 급락으로 인해 중동·러시아 등 산유국의 경기 부진으로 이어져 이들 나라에 대한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자동차, 기계류 등의 수출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인해 조선·해외 건설 발주 및 송유관 수요도 위축되면서, 결국 저유가 추세가 선박·철강 등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크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하락 ▲경기 둔화 ▲무상교육 확대 등이 물가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반적인 국내 경제 성장세가 부진하고,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여 국내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은 글로벌 경제 및 국내외 경제 및 정책운영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채권매입과 같은 공개시장 운영과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기존 정책을 보완하거나, 신규 정책을 내놓는 등 적절한 정책수단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은행 박종석 부총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어디까지나 국내 경제여건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금융이 어떻게 상황이 바뀔 것인지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라며 “금리정책 이외에도 다른 정책수단이 많기 때문에 상황을 봐가면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또 필요하면 실행하겠다”고 이야기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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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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