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전기차 배터리 대란…SK이노베이션 생산능력 확충 ‘박차’

다가올 전기차 배터리 대란…SK이노베이션 생산능력 확충 ‘박차’

중국부터 미국까지…글로벌 시장 선점 나선 다크호스

기사승인 2020-06-13 04:01:00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폭발적인 전기차 성장세에 발맞춰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인된다.

13일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오는 2022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 부족에 따른 ‘배터리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4년을 배터리 공급 부족 시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완성차 업체의 공격적인 투자 발표 등을 고려할 때 이 시점이 3년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유럽 EV세일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 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한 26만982대에 달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320만대에서 오는 2025년 1600만대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빨라진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세계 각국의 친환경 밸류체인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당초 예상 속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유럽 각국 정부는 자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또 이를 위해 수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주요 시장인 중국 역시 지난해까지 자국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산업 보호 정책을 펼쳤다.

이처럼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완성차 업계의 배터리 확보전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업계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윈-윈(win-win)’ 전략 등을 기반으로 미래 시장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향후에도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의 합작법인 설립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중국 장쑤성(省) 창저우시(市) 금탄경제개발구에 건설한 배터리 셀 공장인 ‘BEST’(北电爱思 特(江苏)科技有限公司)를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공장은 약 5만평(16.8만㎡) 부지에 전극라인 2개와 조립라인 4개, 화성라인 4개의 전기차 연산 약 15만 대 분량인 7.5GWh 규모로 건설됐다.

이번 준공은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이 중국 내 톱 클래스 플레이어(중국 5대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베이징자동차 등)와 합작해 공장을 건설했다는 점과 회사의 첫 글로벌 배터리 셀 생산 거점이 확보됐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라는 평가다.

아울러 회사는 국내를 비롯한 중국‧유럽‧미국 등에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며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7년 연간 생산능력이 1.7GWh였던 SK이노베이션은 서산 공장 증설로 인해 2018년 말 생산능력이 4.7GWh로 확대됐다. 여기에 지난해 말 중국과 헝가리에 각각 7.5GWh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면서 생산능력을 19.7GWh로 크게 키웠다.

올해 4월 말에는 이사회를 열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제2 공장 건설을 위해 약 8900억원(7억2700만 달러)에 대한 출자를 결의한 바 있다. 생산능력은 미국 제2 공장이 완공되는 2023년에는 총 71GWh(전기차 140만대 분)로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생산능력 확보와 동시에 거래선 확보를 위한 시장 저변도 넓혀가고 있다. 올해 중국의 메이저 완성차의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에도 납품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증권업계는 보고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사업에서 올 한해 동안 1조5000억에서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봤다. 이는 연간 단위로 3배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투자 이진명 연구원은 1조52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대신증권 한상원 연구원은 1조 6170억원, 메리츠증권 노우호 연구원은 1조876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노 연구원은 회사의 배터리사업 가치가 올해 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부터 헝가리 제1 공장 (7.5GWh)의 상업가동이 시작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며 “2분기는 중국 신규 공장 (7.5GWh) 상업 가동도 예정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액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관계자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이러한 추세로 성장을 이어가면 기존 주력사업인 정유사업, 화학‧소재 등 비정유사업과 더불어 캐시카우(cash cow) 삼각편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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