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무죄, 무전유죄” 지강헌 사건 무엇?

“유전무죄, 무전유죄” 지강헌 사건 무엇?

“유전무죄, 무전유죄” 지강헌 사건 무엇?

기사승인 2020-06-15 06:20:13

[쿠키뉴스] 김미정 기자 =1988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지강헌 사건'을 조명했다.

14일 밤 방송된 SBS스페셜 파일럿 프로젝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선 지강헌 일당에게 인질로 잡혀있던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1988년 10월 16일, 88년 서울 올림픽의 흥분이 채가시지 않은 그때 TV를 통해 생중계된 한 사건이 있었다.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에 일어난 북가좌동의 인질극 바로 '지강헌 사건'

당시 지강헌을 비롯해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됐던 25명 중 12명의 미결수들이 호송 도중 교도관들을 흉기로 위협하고 권총을 빼앗아 집단 탈주했다.

이 중 4명이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일반 가정집에 침입, 인질을 두고 경찰과 대치하다 지강헌은 저격 당했고 나머지 안광술, 한의철은 권총 자살을 했다.

당시 지강헌 일당이 벌인 인질극은 TV로 생중계됐다. 탈주범들은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하듯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냈다. 선글라스를 쓴 주범 지강헌은 록밴드 비지스의 '홀리데이' 카세트테이프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시인이 꿈이었던 지강헌은 스스로에 대해 "난 대한민국 최후의 시인이다. 행복한 거지가 되고 싶었던 낭만적인 염세주의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탈주를 한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의 비리를 모두 파헤치고 죽겠다"라며 "연희궁으로 가려다 경비가 심해서 그만뒀다"라고 말했다.

5번의 인질극, 하지만 단 한 명도 희생당하거나 다치지 않았던 인질. 이에 장항준은 "이들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을까. 누군가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줬다면 어땠을까? 이들의 일생이 가련하다. 밥은 먹었냐는 말이 그 어떤 말보다 그들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인질들의 그런 태도들이 그다음 집의 재앙을 막았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외 유명 경제지에는 "유전 무죄, 무전 유죄"라는 말이 한국에서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다는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그날의 이야기가 끝나고 송은이는 "흉악범이 저지른 인질극이라는 기억이었는데, 이 이야기의 깊이를 알고 나면 함부로 꺼낼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나는 이 사건의 주인공들이 영웅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나눈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여운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니라 유죄는 유죄, 무죄는 무죄였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장성규는 "32년 후에 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을 근현대사 역사책에서만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그날'의 이야기를 세 명의 이야기꾼을 통해 쉽게 전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skyfall@kuki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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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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