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복지부-질본 대결구도 아냐…질청 승격 축하할 일”

박능후 “복지부-질본 대결구도 아냐…질청 승격 축하할 일”

명확한 역할구분과 긴밀한 협력 있어 코로나19 대응 가능했다

기사승인 2020-06-15 16:09:04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과 관련해 제기된 여러 논란들을 두고 “질본과 복지부는 싸우는 위치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질청(질병관리청) 승격은 저희도 오랫동안 요구했던 그런 이벤트였다. 굉장히 축하할 일”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15일 세종컨벤션센터 4층 중연회장에서 출입기자단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당초 간담회는 오찬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고 방역 조치 차원에서 차담회로 변경됐다.

복지부-질본 역할 구분에 방역도 순조롭게 진행

박 장관은 ‘무늬만 승격’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기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복지부-질본 간 대결구도가 형성된 것에 대해 “질본과 복지부는 싸우는 위치가 전혀 아니다. 저는 장관으로 지휘하는 사람이고 질본은 맡은 영역 지휘관이면서 장관의 지휘를 받는 곳이다. 다만 과거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긴밀하고 협조적인 관계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감염병 ‘주의’ 단계에서 질본 본부장이 전권을 갖고 경계, 심각 단계로 올라가면 복지부 장관이 전체 시스템을 지휘했다. 청으로 승격되면 청장이 방역과 관련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면서 “다만 방역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물자가 동원되고 부처가 협의해야 하는데, 그런 건 장관이 해야 할 일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5년 메르스 사태 땐 감염병 ‘관심’ 단계에서 격상될 때 지휘 체계를 질본장에서 복지부 장관으로 옮겼다. 질본장이 해야 할 일을 못하고 복지부 장관이 방역까지 책임진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사태 땐 방역 업무를 질본장이 맡고 방역에 필요한 물자와 의료체계 동원을 복지부 장관이 맡았더니 순조롭게 돌아갔다. 지금처럼 여행, 산업, 학교 등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에 질본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되기 때문에 질본은 이름 그래도 방역만 하고 나머지 부수적인 일은 복지부 중심으로 해야 한다. 이번에 체계를 그렇게 했더니 서로가 만족해했다”고 말햇다.

지방정부 협력 필요, 2차관 신설 기대…“보건원 이관 논란은 오해”

박 장관은 “질본이 청으로 승격되는 건 굉장히 축하할 일이다. 저희도 오랫동안 요구해왔던 이벤트”라면서 “관련 개정안에 대해 오늘 당‧정‧청 협의가 진행됐고 빠른 시일 안에 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협조해주길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라고 전했다.

그는 “기획재정부가 국세청을 두듯, 행정안전부가 경찰청을 두듯 중앙부처에 청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부와 청간의 관계가 일률적인 것 같진 않다”면서 “청의 성격에 따라 관계가 조금씩 다른데, 큰 틀에서 보면 부는 청이 하는 업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책과 제도에 집중하고, 청은 실무집행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이번 질청 승격으로 감염병 대처에 대해선 보다 집행력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전반적인 제도와 관련해서는 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날 발표된 질청 승격 관련 개편안을 두고 “지역에서도 감염병을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이 신설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지역 검역소와 검역소가 없던 지방도 상시적으로 감염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조직이 신설되거나 확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알게 된 것은 아무리 질청이 만들어지더라도 특정지역에서 대규모로 환자가 발생하면 중앙조직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 대처는 각 지역이 할 수밖에 없으니 지방정부에 위기대응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내 제2차관 도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차관의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해왔으나 현 정부 내 실행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2차관 도입이 안 돼도 내부적으로는 정부조직법 수정 없이 설치 가능한 실(건강정책실)을 추가로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만약 2차관이 신설된다면 추가적인 실의 설치는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힘을 모아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보건원 이관을 두고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보건원이 담당하는 연구는 크케 감염병, 만성병, 보건산업 3가지이다. 질본이 초점을 두고자 하는 게 감염병이고 만성병과 보건산업쪽은 복지부가 훨씬 많은 역할을 관여한다”면서 “우리도 상당한 딜레마가 있었다. 질본이 복지부 산하 직할 조직일 때엔 보건원이 질본 산하건 복지부 산하건 똑같았는데 외청으로 떨어져 나간다면 업무 독립성을 부여해야 하니 어디에 위치하는 게 좋을지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 입장에선 보건원이 질본 산하이건 질청 산하이건 복지부 산하이건 다 똑같다. 감염병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게 중요한 거지 어느 기관이 더 가져가는 건 서로 관심도 없었다. 또 질본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연구 기관은 따로 만들겠다고 합의된 상태였는데 그렇게 발표가 되고 논란이 되며 오해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앞서 말했듯 어느 기관이 어떤 기능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문제가 남아있다. 보건원이 질청에 있더라도 복지부와 질병청, 보건원은 3자간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연구와 방향을 정하고 업무를 추진하겠다고 논의한 상태다. 의사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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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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