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고용보험 의무화 ‘긴장’…“보험설계사도 반기지 않아”

보험업계, 고용보험 의무화 ‘긴장’…“보험설계사도 반기지 않아”

기사승인 2020-06-15 17:51:42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정부 및 국회에서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종’ 9개 대상들을 고용보험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을 놓고 보험업계 내에서 찬반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특수직 종사자들에 대해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가 골자인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예술인들만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가 우선 적용돼 통과된 바 있지만,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플랫폼노동자·프리랜서·특수고용직 등도 고용보험 당연가입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국민 고용보험’ 의무화를 놓고 특히 긴장하는 곳은 보험업계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9개 직종 특수고용직 근로자 수는 77만명으로, 이 중 보험설계사들은 절반이 넘는 42만3719명으로 집계됐다. 특수고용직 근로자들의 고용보험 의무화가 실시될 경우 보험업계에서는 고용보험료 부담이 연 2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보험설계사들은 회사와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들로, 일반 근로자로 보는 것이 맞지 않다고 본다”며 “보험설계사들은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대신 산재보험에 가입하거나, 보험사 차원에서 단체보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추진은 보험사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라며 “설계사들 입장에서도 일반근로자와 달리 특수고용직은 보험료 절반을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반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험설계사들이 고용보험 의무화를 반대하거나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는 꾸준히 있었다. 

지난 2013년 고용노동부 설문조사 결과 보험설계사 중 고용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답변은 23%이었고,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답변이 77%로 집계됐다. 또한 2017년 보험연구원에서 생명보험사 소속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에서도 보험설계사의 84%가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반대하거나 자율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반면 고용보험 확대에 찬성하는 측의 의견은 다르다. 보험설계사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있지만 사실상 계약을 맺고 보험사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무제공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한정애 의원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고용불안정성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고용보험을 통해 만약의 경우 특수고용자들이 사회안전망 속에 들어와 생활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입법의 취지”라며 “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들을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로 봐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계약을 맺고 보험사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노무제공자’로 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에서 특수고용자들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그들을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경우 더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보험연구원의 조사결과와는 반대로 보험설계사들이 고용보험 의무화에 찬성하고 있으며, 고용보험 부담금도 크지 않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오세중 보험설계사노조 위원장은 “보험연구원 등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의 경우 단체보험의 대상이 되는 생명보험사만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선택지를 구성하는 등 고용보험 반대를 위해 특정 대답을 유도한 왜곡조사 결과”라며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보험설계사 77%가 고용보험 의무화 찬성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에서는 고용보험 도입으로 인해 들어갈 비용이 매달 수백억원이 넘는다고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 설계사 1만원, 보험사 1만원 총 2만원의 비용이 부과되는 수준에 불과하다”라며 “최근 코로나19로 보험설계사들의 생계불안정성이 크게 높아지는 등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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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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