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서울 중구 신당8구역 재개발 조합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합장 등 일부 집행부 측 임원들의 위법(또는 위법의심) 행위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다. 정상화추진위원회는 이번 기회에 해임을 성사시켜 새로운 조합장을 모실 계획이라고 강경하게 나가고 있는 가운데, 집행부 측은 해당 내용에 대해 이미 소명했다는 입장이다.
◇총회 없이 의결 진행=30일 신당8구역 재개발 조합 등에 따르면 조합 정상화추진위원회는 오는 7월 4일 ‘조합장 등 임원 해임 및 직무정지의 건’을 주제로 총회를 진행한다. 총회는 당초 3월 8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세에 따른 서울시 중구청의 총회 연기 권고로 한 차례 미뤄졌었다.
이번 총회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43조 4항, 조합정관 제18조 3항에 따라 전체 조합원(570명) 10분의1 이상인 90명이 발의했다. 이번 총회에서 해임 건이 성사되기 위해선 전체 570명에서의 절반인 285명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는 올해 4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조합 합동점검 결과 발표에 따른 조치다. 앞서 양 기관은 지난해 서울 내 도시정비사업장을 대상으로 운영실태 조사를 한 바 있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신당8구역에서는 총 31건의 위반(또는 의심)사항이 적발됐다. 각각 수사의뢰 5건, 행정지도 17건, 시정명령 9건 등이다.
수사의뢰의 경우 조합 집행부는 현재 ▲관련자료 보관 규정 위반 ▲설계자와의 변경계약 및 대금지급에 관한 사항 ▲예산 외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미등록 업체와 계약체결 ▲차입금 관련 건 등으로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 위법으로 드러날 경우 도정법 위반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집행부는 지난 2017년 5월 26일 총회에 제3호 안건 ‘설계자 선정 및 계약체결 위임의 건’을 상정하면서 입찰에 참여한 7개 업체 중 A건축사사무소와 B건축사사무소 2업체만을 올려 이중 A건축사사무소를 선정했다. 자의적으로 일부 업체만 골라 경쟁을 시킨 것.
또 집행부 측은 총회 의결 없이 자의적으로 일부 업체와 계약을 진행키도 했다. 조합 관계자는 “집행부는 총회에서 추진하려는 계약의 목적과 내용, 그로 인해 조합원들이 부담하게 될 정도를 계략적으로 밝히고 그에 관해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면서 “하지만 총회 예산결의 이전에 총 2건의 계약을 대의원회에서 선정한 업체와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비전문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추위 관계자는 “관할 시장에게 등록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만 조합설립 동의에 관한 업무 대행을 할 수 있음에도, 조합의 추진위원회는 2011년 1월경 전문사업전문 등록을 하지 않은 C와 용역계약을 체결해(계약금액 3억), 2015년 12월 계약을 해지할 때까지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조합 집행부는 견적서 없이 수의계약을 체결,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과 같은 건으로 행정지도 및 시정명령을 각각 17건, 9건 받기도 했다.
정추위 관계자는 “총회를 진행해봐야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해임이 성사된다면 새로운 조합장을 투표를 통해 모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빠른 사업진행 ▲사업비 절감노력 및 투명한 업체선정 ▲투명한 조합 운영 및 조합원들과 소통 등을 언급하며 새로운 조합장을 모실 것을 약속했다.
이에 조합 집행부 측은 “이미 해당 내용에 대해선 전부 소명했다”며 “해임 관련 어떻게 될지는 그 때 상황을 봐야 알 수 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전부터 이어진 갈등의 골=조합원들의 이같은 불화는 이미 지난해 4월 말 한 차례 붉어졌었다. 당시 일부 조합원은 총회가 임박해오자 대림산업이 제시한 공사비에 대해 반발했다. 일부 조합원은 총회 불참을 독려하는 전단지를 배포하기도 했다.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되려면 조합원 과반수 참석과 참석자 과반수 득표가 담보돼야 한다.
이에 조합 집행부 측은 조합원들에게 “사업을 방해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집회참석을 통해 총회참석을 방해한 모든 조합원에 대하여는 조합의 이사회, 대의원회를 통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건 물론이고 향후 관리처분계획 수립 시 법률 검토를 통해 개인재산권 행사에 불이익이 발생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는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정추위 관계자는 “총회를 진행하면서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제8호 안건 시공자 선정 및 계약체결 대의원회 위임의 건에 대하여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다고 안내했으나 실제로는 반대표를 행사할 수 없고 대림산업과 동부건설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신당8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신당동 321번지 일대 5만8439㎡ 부지에 지상 28층 아파트 16개동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임대주택 183세대를 포함, 총 1215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용적률은 248.5%가 적용된다. 시공사는 대림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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