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 모바일'에 등장한 신현준...게임광고도 이젠 '맞춤전략'이 필요해

'피파 모바일'에 등장한 신현준...게임광고도 이젠 '맞춤전략'이 필요해

기사승인 2020-06-30 07:00:00
사진=피파모바일 유튜브 광고화면 캡처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그는 스웨덴의 사자다."

스웨덴의 간판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닮은꼴 배우인 신현준이 넥슨의 신작 게임 '피파 모바일' 광고에 출연하면서 연일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광고 속 신현준은 이브라히모비치처럼 콧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뒤로 질끈 묶은 채 스웨덴 대표팀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다. 이브라히모비치가 자신을 사자라고 지칭하는 것처럼 광고는 신현준을 스웨덴의 사자라고 소개한다.

축구선수 이승우는 신현준을 옆에 두고 "제가 진짜 존경하는 분이다. 그는 진짜 스웨덴의 사자"라고 치켜세운다. 반면 신현준은 한식을 야무지게 먹고 식당에 한글로 '즐라탄'이라고 사인을 남긴다. 휴일에는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 소파에 앉아 피파 모바일에 몰두한다.

지난 19일 공개된 '[피파모바일] 진짜가 나타났다!! 저는 스웨덴의 사자, 아 아니 신라탄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은 열흘째인 29일 오후 3시 기준 누적 조회수 250만을 넘어섰다. 유저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유튜브 댓글에도 기획자와 광고제작사 '돌고래유괴단'을 칭찬하는 댓글이 압도적으로 많다.

넥슨 측도 유저들의 호평에 흐뭇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명지 넥슨 피파라이브 액션팀 팀장은 "축구팬들에게 오랜 기간 '신라탄'으로도 잘 알려진 신현준 배우와 함께 피파 모바일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영상으로 많은 분께 즐거움을 드린 만큼 피파 모바일에서도 꾸준히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C에서 모바일로 게임시장의 주 타깃이 바뀐 2010년대 중후반부터 신작의 출시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홍보 마케팅 관련 비용이 증가하면서 게임업계에서도 광고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웹젠은 2015년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의 모델로 장동건을 발탁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넷마블도 비슷한 시기 '리니지2 레볼루션'의 모델로 가수 지드래곤을 발탁했다. 넥슨은 지난해 2월 트라하 출시 당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토르' 역을 맡은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를 모델로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톱스타를 단독으로 앞세운 광고는 몇년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감소했다. 게임 광고 경향이 변한 것은 모바일 게임이 대중화되면서 톱스타 모델의 이용 가치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정작 중요한 것은 게임 내적인 부분인데 광고 마케팅에 지나친 금액을 투자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제는 '피파모바일'의 사례처럼 소위 'B급감성'으로 무장한 게임광고가 주류가 된 모양새다. '신라탄입니다' 광고를 제작한 영상 제작회사 돌고래유괴단은 지난해 슈퍼셀의 모바일게임 '브롤스타즈' 광고 '솔플보단 트리플 편'을 제작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솔플보단 트리플 편' 영상을 제작한 돌고래유괴단은 광고모델로 이병헌을 선택했지만, 톱스타의 후광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보여진 이병헌의 이미지를 광고 콘셉트에 맞춰 재해석했다. 

사진=브롤스타즈 유튜브 광고화면 캡처

광고 메인 모델인 배우 이병헌은 서부시대의 총잡이로 등장한다. 이병헌은 영화 '달콤한 인생', '내부자들', '아이리스', 싸이의 'I LUV IT' 뮤직비디오 등 그간 그가 출연한 작품들의 패러디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병헌과 작품활동을 함께한 김영철, 조우진, 김뢰하가 등장해 영화의 주요장면을 재현한다. 이뿐만 아니라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할배'에 출연한 이순재, 신구, 백일섭 등 대선배의 등장에 안절부절못하는 이병헌의 모습도 이 광고의 백미다.

'피파모바일'과 브롤스타즈 광고 제작에 참여한 돌고래유괴단의 황보덕 PD는 "우선 게임광고를 제작할 때 단순히 멋있는 모델이 나오고 게임에 대한 설명도, 스토리라인도 없는 영상을 만들지 말자는 것이 내부의 공통적인 의견"이라며 "게임사에서도 이를 좋게 봐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파모바일'과 관련해서는 "사실 선수들의 초상권과 성명권을 사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신현준 배우가 즐라탄과 닮았다는 점에 집중해 '스웨덴의 사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브롤스타즈 광고와 관련해서는 "슈퍼셀 측이 돌고래유괴단의 크리에이티브를 높게 평가해 비딩에 참가하라고 제안했고, 이후 광고주 측이 '1:3보다는 3:3이 재밌다'는 키워드를 제시했고 이를 통해 이병헌 배우가 주인공인 '솔플보단 트리플'이 탄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주게임즈코리아가 서비스하는 삼국지 게임 '그랑삼국' 역시 코믹하고 짜임새있는 광고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그랑삼국'의 광고는 종합격투기 선수 겸 예능인 김동현과 개그맨 황제성이 등장해 삼국지의 내용을 유머러스하게 비틀어 누리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은노 유주게임즈코리아 마케팅본부장은 "모바일 게임시장이 과포화 상태인 지금 한정된 광고시간 내에 우리 게임만의 차별성을 보여주기에  표현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어떻게 하면 플레이어들에게 참신함을 얻을 수 있을지와 좀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한 결과 광고가 아닌 하나의 브랜디드 컨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광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언급된 재기발랄한 광고가 유저들의 웃음을 자아내며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회자되고 있다면, 최근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진 이른바 '저질게임 광고'는 보는 이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2010년대 후반부터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중국산 게임 '저질광고'는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선정성 짙은 일러스트, 게임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 허위광고, 심지어 다른 게임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하며 저작권을 위반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게임 광고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국산게임 광고도 단순히 스타 마케팅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넥슨의 '피파모바일', 김택진 대표가 직접 등장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2M'와 같이 재기발랄한 광고가 등장한다면 저질광고와의 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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