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지난 3월 전북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의 사망과 관련해 오리온이 애도와 유감의 뜻을 표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고용노동부의 권고를 겸허히 수용하고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지난달 30일 ‘익산 공장 직원 사망 사건’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관련 입장문을 통해 “오리온과 전 임직원은 지난 3월 17일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의 사망 사건에 대하여 큰 애도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직원 A씨와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입장문에서 “본 사건과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 고인의 상관이 고인에게 시말서 제출을 요구한 행위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와 함께 익산공장의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개선지도 및 권고를 받았다. 오리온은 고용노동부의 권고를 겸허히 수용하고, 성실히 수행해 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에서 처해진 시말서와 관련해 오리온 측은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생산 현장에서 품질관리를 위해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리온 측은 “회사 규정에 의하면 시말서 처분은 본사 차원에서 내려지는 인사 징계 중 하나로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이를 위반하고 본인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해당 팀장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라 징계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회사 측은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은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확립된 판례나 선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고 개선지도 및 권고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고인이 지목한 동료와 관련한 괴롭힘 행위에 대해서는 “회사측이 재조사하라”는 고용노동부의 권고에 따라 엄격한 재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오리온 측은 현재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이후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족들과도 진실되게 대화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리온 측은 “현재 본사차원에서 공장의 업무 문화, 근무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다각도로 청취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장 내 존재하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혁해 가겠다. 노동조합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사 공동으로 현장의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사망 사건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 측은 지난달 29일 고용노동부의 결정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회사 측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면서도 처벌은 할 수 없다며 손을 씻은 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시민사회단체는 “노동자가 괴롭힘과 성희롱 피해를 보더라도 신고하기 쉽지 않다. 고용노동부와 정치권은 괴롭힘이 인정되더라도 변변한 처벌 조항이 없는 법 제도의 한계를 인지하고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면서 “오리온은 여전히 A씨의 죽음이 개인적 죽음에 불과하다고 한다"며 "고용노동부가 부당 지시 등을 일부 인정한 만큼 지금이라도 유가족에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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