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계 넘은 ‘SF8’, 정체가 뭐니 [들어봤더니]

플랫폼 경계 넘은 ‘SF8’, 정체가 뭐니 [들어봤더니]

플랫폼 경계 넘은 ‘SF8’, 정체가 뭐니

기사승인 2020-07-08 20:19:46
'SF8' 제작보고회 현장 / 사진=이준범 기자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경계를 뛰어넘은 반가운 시도다. 오는 10일 첫 공개되는 ‘SF8’에는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방송사와 감독조합, OTT 플랫폼에 영화제작사까지 손을 잡았다. 한국판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의지에 플랫폼의 경계는 쉽게 무너졌다. 영화감독들은 한국에서 낯선 SF 장르의 문을 열었다. ‘SF8’은 웨이브(wavve)와 MBC에서 순차 공개될 예정이고,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상영된다. 스크린부터 TV와 PC, 휴대전화까지 어디서든 볼 수 있다.

‘SF8’에는 한국영화감독조합(DGK)에 소속된 여덟 명의 감독(김의석, 노덕, 민규동, 안국진, 오기환, 이윤정, 장철수, 한가람 감독)이 참여한 8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로봇, 게임, 판타지, 호러, 초능력, 재난 등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완성했다. '인간증명'의 배우 문소리부터 '하얀 까마귀'의 안희연까지 출연 배우의 면면도 화려하고 신선하다.

8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SF8’ 제작보고회는 3시간 동안 22명의 감독, 배우들이 등장해 각각의 작품을 설명했다. ‘SF8’의 정체에 대해 프로젝트 총괄 기획을 맡은 민규동 감독을 비롯해 참여한 감독,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최승호 전 MBC 사장의 제안이 시작이었어요”

시작은 가벼운 제안이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행사에 감독 자격으로 온 최승호 당시 MBC 사장이 감독조합과 MBC가 함께 일해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꺼낸 것. 지난해 초부터 진행된 구상은 SF장르의 형태로 구체화됐다. 민규동 감독은 “큰 자본의 압박 없이 새로운 플랫폼에서 원하는 대로 이야기를 쓰고 원하는 배우들과 일해보면 어떨까 싶었다”며 “새로운 분량으로 새로운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재난 상황에서 재난을 다루는 묘한 쾌감을 느꼈다”

민 감독에 따르면 ‘SF8’ 여덟 편의 전체 제작비는 작은 상업영화 한 편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적었다. 50분 정도의 분량을 작품당 10회차 이내에 촬영을 마쳐야 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장르인 만큼 CG도 필요하고 시대에 맞는 미술도 필요했다. 여러 가지 악조건은 감독들에게 해결해야 할 하나의 미션이었다. 민 감독은 “어려운 조건들에서 지금껏 볼 수 없던 새로운 비전을 찾아내는 게 이번 게임의 규칙이고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 “교류하고 싶었던 건 ‘블랙 미러’ 아닌 SF 문학”

‘SF8’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를 예로 드는 것이다. 영국 TV드라마로 첫 시즌을 시작한 ‘블랙 미러’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른 미디어의 악영향을 그린 작품이다. 한 편당 50분 정도의 분량으로 현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다섯 번째 시즌까지 왔다. 특정 주제를 1시간 이내의 각각 다른 단편으로 풀어냈다는 점, OTT서비스를 위한 오리지널 작품이란 점에서 ‘SF8’과 비슷하다.

하지만 민 감독은 외국 드라마보단 SF 문학과 교류하고 싶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 20~30대 젊은 소설가 중 SF 쓰지 않는 작가 없을 정도”라며 “문학적 에너지를 영화와 결합하는 지점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민했지만, 해석의 결과는 감독들마다 달랐다. 민 감독은 “‘만신’과 ‘간호중’, ‘블링크’, ‘인간증명’까지 네 작품 모두 인공지능(AI)를 다뤘지만 구현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며 “시청자, 혹은 관객들이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원하는 작품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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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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