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 이어 학생까지 ‘몰카’ 잇단 적발…교육부 뒤늦게 전수조사

현직 교사 이어 학생까지 ‘몰카’ 잇단 적발…교육부 뒤늦게 전수조사

기사승인 2020-07-14 17:50:31

사진=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학교 내 불법 촬영 카메라 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당국에 엄정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교육부는 뒤늦게 전국 초중고교 내 몰래 카메라(‘몰카’) 설치 여부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4일 17개 시·도교육청이 오는 16일부터 31일까지 긴급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법촬영 카메라가 발견되는 경우 수사기관 의뢰, 가해자 징계 등 후속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 내 불법촬영은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학교 공동체의 신뢰를 깨뜨리기에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학교 안에서 불법촬영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교내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가 적발되는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 12일 경남 마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26일 창원 한 초등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한 혐의로 중학생 A(14)군이 불구속 입건됐다. A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하지 않게 되자 모교인 해당 학교를 찾아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을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달에는 경남 김해 고교와 창녕 중학교 현직 교사가 학교 여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했다가 연이어 발각됐다. 지난달 26일 창녕 한 중학교 2층 여자 화장실 변기에 설치된 몰카가 교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몰카는 설치된 지 3시간 만에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수사에 나서자 학교 30대 현직 교사 B씨가 자수했다.

같은달 24일 김해 한 고등학교 1층 여자 화장실 변기에서도 몰래 카메라가 발견됐다. 이는 당시 화장실을 청소하던 직원에 의해 설치된 지 약 2분 만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현직 교사인 40대 C씨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교육청은 경찰 수사를 받는 해당 교사 2명을 직위해제했다.

학교는 더는 몰카 안전지대가 아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학교 내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7건, 2016년 86건, 2017년 115건, 2018년 173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지역별로는 학교가 많은 경기(136건)와 서울(73건)에서 발생한 사건이 많았다.

몰카 범죄에 대해 교육청과 학교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불법 촬영한 중학생의 경우 학교가 해당 사안을 교육청에 최근까지 보고하지 않는 등 은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남도에서는 3년 전인 지난 2017년 창원 모 여자고등학교에서 현직 교사가 몰카를 설치한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후 재발방지책이 나오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 “도교육청은 사건 발생에 대한 단순한정보 이외 어떠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도 하지 않고 있으며 해당 학교장도 이 사건에 대해 그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직 교사의 학교 화장실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 행위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흉악범죄로 경남도교육청은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17개 시민단체들은 전날 오전 김해교육지원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에서 이와 같은 교사의 성비위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만에 경남에서 다시 불법촬영 사건이 발생한 것은 단순히 교사 개인의 성비위 문제로 치부해 적절한 징계와 사후 대책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교육청은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라”고 요구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