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기성용의 여전한 책임감

[녹취록] 기성용의 여전한 책임감

기사승인 2020-07-22 12:42:03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상암=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기성용은 책임감이 많은 선수입니다.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 시절에도 주장으로서 팀이 올바른 길로 가는 데 집중했습니다. 때로는 직접 나서서 후배들과 동료들에게 돌아갈 비난의 화살을 대신 맞기도 했습니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서울이 K리그에서 상위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제가 왔다고 해서 이 팀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이 팀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 후반기, 그리고 내년부터는 구단에서도 팀을 재정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6년 프로에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까지 FC서울 소속으로 활약하며 K리그 80경기 8득점 12도움을 기록했습니다. 2008, 2009 K리그 Best 11에 2년 연속 선정되었고 2009 AFC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는 등 FC서울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 선수로 발돋움했습니다.

K리그의 성공을 뒤로 하고 해외 무대에 도전한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셀틱FC에서 활약하며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가 됐습니다.

기성용의 2020년은 다사다난합니다. 올 시즌 뉴캐슬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기성용은 구단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종료하며 무적 신분이 됐습니다. 당시 기성용은 K리그 복귀를 타진했지만 무산됐습니다. 셀틱으로 이적할 당시 서울과 ‘국내 복귀 시 우선 협상을 해야 한다’는 조건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서울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기성용은 전북과 협상을 벌였지만 막대한 위약금 때문에 결국 K리그 복귀를 철회했습니다. 섭섭한 마음을 안고, 기성용은 지난 2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마요르카로 떠났습니다. 마요르카에서도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 그는 4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번째 만남에서 FC서울과 기성용은 기어코 손을 맞잡았습니다. 계약 기간은 3년 6개월,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구단 내 최고 대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 과거는 과거일 뿐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지난 1월에는 협상하는 과정에서 섭섭한 부분이 당연히 있었습니다. 구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히는 데 차이가 있었습니다. 스페인에 갈 때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냥 6월까지 휴식기를 가질까 고민을 했습니다.”

“K리그 복귀는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마음속에는 언젠가 꿈을 꿨던, 꿈을 이루게 해줬던 K리그에 대한 복귀를 항상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1월에도 말했듯이 제가 조금 더 건강하고 팬들에게 퍼포먼스적 부분에서 자신이 있을 때 돌아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팀에 기여할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기를 생각했을 때 지금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나를 응원해준 서포터 해준 분들에게 잘 성장해서 돌아왔다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때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서로를 이해해줬고, 동기부여를 가지고 다시 뛸 수 있게끔 구단 관계자 등 모든 분이 이끌어주셨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과거에 감정이 상하지 않았다고 굳이 말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팬들도 많이 답답했을 겁니다. 본의 아니게 많은 분을 힘들게 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팬들도 더 응원해 주실 것이고,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임한다면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 기성용이 바라본 K리그와 FC서울

“스페인에서 시간이 많아서 K리그를 챙겨봤습니다. 전북, 울산 같은 팀에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다른 차원의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청용이가 돌아와서 울산 경기를 보면 ‘정말 선수들이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는 선두권에 올라있는 팀들이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서울 경기도 많이 봤습니다. ‘조금 더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극적인 플레이가 보였습니다. FC서울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반등할 수 있는 실력과 선수들의 의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서울이 K리그에서 상위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서울에 대해)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서울을 응원해주는 모든 팬도 아쉬움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많은 팬도 서울의 우승 경쟁을 희망하실 것입니다.” 

“제가 왔다고 해서 이 팀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이 팀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느끼는 것이 많을 것입니다. 올해 후반기, 그리고 내년부터는 구단에서도 팀을 재정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11년이 지나서 과거와 많이 달라졌겠지만 지금의 K리그가 과거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모든 팀이 조금 더 집중하고 경기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경기력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한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북, 울산을 제외하고는 다시 서울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 당장 복귀는 어렵다

“지난 1년은 제 축구 인생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라운드를 떠나있었던 시간이이 길었고, 부상 등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 많았습니다.”

“일단 많은 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스페인에서 치료를 받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닙니다. 다만 부상 치료가 지체됐습니다.”

“지금은 밖에서 나가서 뛰고 있습니다. 경기에 언제 나갈지는 팀 훈련에 합류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기서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8월 정도에는 복귀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8월에는 100%는 아니지만 조금씩 경기장에 설 수 있다고 봅니다.”

“경기를 뛴 지 시간이 돼서 경기 감각이나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두르지 않겠습니다. 천천히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겠습니다.”

“한번 기록을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가 지난해 4월 리버풀전이었습니다. 이렇게 쉰 적이 없어서 저도 제 상태가 궁금합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몸을 제대로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팀에 도움을 주고 싶지만 현실은 현실입니다. 팀 상황을 고려해 몸을 만들겠습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 기성용의 베스트 프랜드 ‘이청용, 구자철’

“어제까지도 청용이와 연락을 했습니다. 같은 팀에서 뛰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어릴 때부터 생활하며 같이 추억 남겼고, 마무리까지 잘하자고 얘기했던 친구입니다. 청용이도 아쉬워합니다.”

“8월 맞대결까지 일단 몸상태가 어떨지 모르지만 당연히 출전하고 싶습니다. 청용이와는 영국에서 상대로 한 번 맞대결했었습니다. K리그에서의 맞대결도 저한테는 특별한 경기가 될 것입니다. 만나면 묘할 듯합니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우리가 그라운드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구자철은 현재 구단과 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직 모릅니다. K리그 복귀에 대해서는 늘 얘기합니다. 팬들에게 받아왔던 것을 어떻게 베풀 수 있을지 말이죠.’”

“구자철은 K리그를 사랑하는 친구라 나름대로 계획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현재 구단과 계약이 끝나면 어떤 결정이라도 내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늘 한국에서 해야할 일이 있다고 하는 선수입니다. 자철이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고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 국가대표 복귀에 대한 그의 생각은?

“민감한 질문입니다. 대표팀이란 곳은 10년간 경험했음에도 상당히 부담이 많은 곳입니다.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린 선수들보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생각은 해본 적은 없습니다. 제가 정말 좋은 컨디션으로, 팀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때가서 고민해 보겠지만, 지금은 대표팀도 잘하고 있습니다. 후배들도 잘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일단 지금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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