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10대, 20대 사이에서 치아를 꾸미는 '투스젬(Tooth Gem)'이 인기를 끌고 있다.
투스젬은 치아 표면에 큐빅이나 금속을 붙여 돋보이게 하는 악세서리다. 해외 셀럽이나 모델 등에 소소하게 유행하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국내에 확산해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실제 10대 청소년과 20대 초중반 젊은 세대에서는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과거에 유행하던 문화에 열광하는 뉴트로(New+Retro) 바람을 타고 빈티지 감성을 자극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한 것이다.
대학생 김지혜(23·가명)씨는 "오랜 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두 명이나 투스젬을 하고 와서 놀랐다. 송곳니 양쪽에 큐빅을 붙였는데 웃을 때 반짝이는 것이 예뻐보였다"며 "인스타그램에 투스젬 사진이 계속 올라와 관심이 간다"고 했다.
10대 청소년들의 관심도 높다. 한 중학교 1학년 학생은 온라인 상에 "학교에서는 치아에 대한 단속 조항이 없는데 투스젬을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다"며 고민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젊은 세대의 인기를 입고 시술 업체 등 관련 산업도 커져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박종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일반적으로 치과 교정치료를 위해 브라켓을 붙일 때에는 인산으로 치아 표면을 살짝 부식시킨 후 치과 전용 접착제로 장치를 부착한다. 접착과정에서 치아 손상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치과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이 이런 시술을 하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투스젬 시술을 받았다면 치아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부착물 주변에 플라그나 치태가 끼기 쉽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일반 칫솔만으로는 큐빅 주위가 잘 안 닦일 것이다. 잘못된 양치가 지속되면 충치가 생기거나 잇몸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교정용 작은 칫솔을 구비해 교정치료에 준하게 양치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며 "특히 청소년들은 치아 내부의 신경혈관이 아직 크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 치아 부식 등 자극이 보다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치아 표면에서 잘 떼어지도록 설계된 교정 브라켓과 달리 멋내기용 큐빅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제거 시 치아 표면의 법랑질이 손상돼 실금이 가거나 시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부작용에 유의해 투스젬 시술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권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치의계는 치과의사가 아닌 일반인에 의한 투스젬 시술은 무면허 의료행위라고도 지적했다. 박 이사는 "치과의사 면허가 없는 자가 투스젬 시술을 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로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 큐빅 자체도 의료기구로 허가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 입속에 부착했을 때의 인체 영향이 우려스럽다"며 "대한치과의사협회 차원에서는 일반 상점 등의 투스젬 시술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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