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교육부가 내년부터 공립 초등학교 교사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교원단체들이 도농격차와 과밀학급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반발한데 이어 전국 교육대학생들도 동참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공교육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가 학생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교사들은 방역과 교육을 모두 책임지느라 허덕이고 있다. 교원수급계획은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아닌 학급당 학생 수에 맞춰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전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0차 사회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에서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을 내놓았다.
이날 교육부는 지난해 통계청 장래인구 특별 추계에 따라 지난 2018년 내놓았던 기존 교원수급계획을 조정했다. 통계청은 지난 2018년 장래인구 특별 추계 결과, 오는 2030년 초등학교 학생수를 당초 예상했던 226만명보다 크게 줄어든 172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교육부는 초등학교 신규 교원 채용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내년에는 100명, 2022년 350~450명, 2023년 이후 600~900명 정도씩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공립 초등학교 교사 3916명이 채용됐지만 2021년에는 3780~3880명, 2022년 3380~3580명, 2023년 3000명 내외로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교원단체들은 교육 현장 상황을 고려한 구체적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전날 일제히 교육부 교원수급계획에 대한 논평과 입장문 등을 내고 사회적 협의 없는 교육부 발표에 우려를 표했다. 대도시에는 과밀학급이 여전히 많고 농산어촌에는 교사 수가 부족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이를 고려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농어촌 학교는 학생이 줄고 학급당 학생수가 적어도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급, 학교를 통폐합해 교원을 줄일 수 없다”면서 “학생이 줄어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경제개발기구(OECD) 평균에 도달했다고만 강조하는 것은 과밀학급, 농어촌 소규모 학교 문제를 외면하는 평균의 함정”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는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이하로 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도심의 과밀 학급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특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나 행정안전부는 이를 경제 논리로 통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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