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채널A 전 기자 압수수색 위법”…연달아 난관 만난 ‘검언유착’ 수사

법원 “채널A 전 기자 압수수색 위법”…연달아 난관 만난 ‘검언유착’ 수사

기사승인 2020-07-27 17:21:06

사진=대검찰청 전경/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을 권고한 데 이어 법원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이 전 기자 측이 지난 5월27일 검찰이 위법하게 자신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수사기관 처분에 대한 준항고’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준항고란 재판 또는 검사, 사법경찰관 처분에 대해 취소 또는 변경 등 이의를 제기하는 불복 절차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고자 지난 4~5월 이 전 기자 주거지와 전 직장인 채널A 본사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이 전 기자 휴대폰 2대와 노트북 1대를 압수수색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이 사건 영장과 관련한 처분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 전 기자와 변호인에게 영장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피의자가 현장에서 영장 제시를 요구했음에도 수사기관이 충분한 제시 없이 물건을 압수한 경우와 실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영장 집행과정 중 피압수자의 절차 참여를 보장한 법 취지를 실질적으로 침해한 것으로서 압수수색을 취소함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압수물을 반환해야 한다는 이 전 기자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는 지난 24일 수사심의위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의결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같은날 수사심의위에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 측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이 전 기자, 한 검사장 등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15명의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는 10명이 ‘수사중단’을, 11명이 ‘불기소’를 각각 의결해 수사팀에 권고했다. 수사심의위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권고하자 수사팀이 무리한 수사로 공모 관계를 엮으려 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는 분위기다.

검언유착 수사를 해온 서울중앙지검은 같은날 심의위 권고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서울중앙지검은 한 검사장으로부터 압수한 휴대폰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하고 피의자 1회 조사도 완료하지 못한 상황 등을 감안해 ‘수사계속’ 의견을 개진했다”면서 “수사심의위에서 (한 검사장에 대해)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의결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수사팀은 지금까지의 수사 내용과 이 전 기자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취지, 심의위 심의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앞으로의 수사와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3월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캐내기 위해 이 전 VIK 대표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편지를 보내 협박하는 데 공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심의위 결정을 검찰 수사팀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1월 제도 도입 이후 검찰은 8차례 수사심의위 결정에 모두 따랐다. 권고에 반하는 처분을 내리면 상당한 부담이 따를 전망이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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