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2050년에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40% 넘게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사회적 부담도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윤철 서울대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9일 '지역사회 일차의료 역량강화 방안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주제로 한 국회토론회에서 "205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40% 이상 넘는 중요한 변화를 겪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인구 고령화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인구동향'을 보면, 올해 5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300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생아 수 감소는 54개월째 지속됐으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인구 자연감소도 7개월 연속으로 이어졌다.
고령화 여파는 사회전체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홍 교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약 722만명(전체 인구의 14.12%)인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40년이 되면 약 1700만명(32.8%)로 두 배 이상 불어난다.
건강보험 진료비 중 65세 이상 진료비 비중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건강보험 총진료비 대비 노인진료비 비중은 2009년 31.6%에서 2019년 41.4%로 40%대로 올라섰다. 특히 노인 인구가 전체의 40%에 이를 경우 건강보험에서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할 것이라고 분석됐다.
홍 교수는 "올해(2020년)는 베이비부머인 1955년생이 노인인구인 65세이 진입하는 해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전체의 15%가량이고, 2030년에는 25%가 된다. 또 205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40%를 넘긴다. 노인인구 40%면 전체 의료비의 80%를 이들이 쓰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시대적과제다"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의 제안은 사회적인 고령인구 기준을 현행 65세에서 75세로 상향하는 방법이다. 75세 미만까지는 의학·사회적으로 생산인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자는 것이다.
2040년 기준 국내 65세 인구는 약 1700만명(32.8%)으로 사회적인 부양이 불가한 범위에 들어간다. 이때 7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0%(약 517만명)로 부양가능한 범위로 좁혀진다. 65세 이상 75세 미만의 인구를 생산가능 인구로 활용한다면 그만큼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와 더불어 지역사회와 일자리, 교육 등이 함께 준비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유연근무를 활성화해 75세까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의료체계 또한 환자가 의료진을 찾아가는 방식이 아닌 의료체계가 건강위험요소가 있는 사람은 미리 찾아내 회복시키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 의료가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봤다.
홍 교수는 "의료체계가 건강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내고 돌봐야만 (75세 미만 생산인구 활용이) 가능하고, 지역사회 1차의료와 주치의 매우 중요하다. 스마트의료도 활용해야한다. 공공의료 플랫폼을 마련하고 그 시스템을 동네병원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기술적으로도 미리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료전달체계의 개념도 기능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기존 의료전달체계에서는 1차 의료는 수준이 떨어지는 의료, 2·3차 그보다 수준 높은 의료라는 인식이 은연 중에 녹아있다. 앞으로는 1,2,3차는 수준의 차이가 아닌 기능에 의한 유기적 협력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동네병원에 스마트의료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갈렸다. 주로 책임과 비용문제 때문이다. 박형근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단장은 "1차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 등을 추진한다고 해서 활성화 될 수 있을 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의사의 진료를 위한 데이터분석 등의 행위에 대한 수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논의가 없이는 비대면진료는 나아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도 "일차의료 강화도 필요하고 발전하는 ICT 기술을 의료시스템에 활용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진료를 위한 상담·교육 등에 대한 무형적 노력에 대한 수가도 논의되지 않는 상황이다. 여건 개선 없이는 일차의료 강화의 방안들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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