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재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가족과 ‘생이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19일 0시를 기해 수도권 전 지역에 ‘완전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됐다. 정부는 서울 경기와 인천 지역에 대해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 모임,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교회는 비대면 예배만 가능하다. 이번 조치로 고위험시설(유흥주점, 대형학원, 뷔페식당, PC방 등) 12종 영업이 금지된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미술관 등 실내 국공립시설 운영도 중단된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따르면 전날 정오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623명이다. 전날 대비 166명이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 393명, 인천 35명, 경기 160명 등이다. 비수도권은 35명이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1주일 동안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면서 “차단이 하루라도 늦어진다면 또 다시 대유행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민들의 일상생활은 위축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박모(39)씨는 5살짜리 자녀를 오랜 기간 만나지 못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자녀는 현재 박씨의 전 부인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다. 박씨는 “확진자가 급증한 뒤 전 부인으로부터 아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전 부인은 재혼한 상황이라 그쪽 집을 찾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의 전 부인은 아이를 데리고 서울에 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공장소에서의 만남도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박씨는 “코로나 때문에 아이 얼굴도 못 보고 애만 탄다”고 덧붙였다.
산모와 신생아가 있는 산후조리원에서는 산모 가족 면회, 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때문에 산모는 남편과 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남편은 아내와 아기를 보지 못하는 처지다. 대다수 산후조리원들은 남편은 입실날, 병원 가는 날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혼자 남겨진 산모들은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자신을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임산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 18일 “출산일을 앞두고 산후조리원을 알아보고 있는데 남편 출입이 가능한 산후조리원을 찾기 힘들다”면서 “산후조리원에 가지 말고 집에서 산후도우미를 쓸지 고민이 된다”고 털어놨다.오랜만에 친정 부모님을 뵙기로 했지만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또다시 만남이 미뤄져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을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는 임산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 17일 육아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친정이 6시간 걸리는 지방에 있다. 명절 외에는 내려가기가 힘들어 부모님을 자주 뵙지 못한다”면서 “임신 이후 6개월차가 될때까지 한 번도 친정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지난 주말 친정 부모님이 올라오시기로 했지만 파주 카페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약속을 취소했다. 부모님이 보고 싶어 눈물이 난다”고 했다.
일각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거리두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우선 오는 30일까지 조치를 시행한 뒤 감염 확산 상황을 평가해 시행 기간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3단계로 격상하게 되면 민생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어 정부는 신중한 태도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회의를 통해 “지금 상황은 아직 단계를 올릴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3단계 격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확산세를 저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거리두기 3단계 조건은 △2주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가 100~200명 넘게 나오고 △하루 확진자 수가 2배 느는 현상이 일주일에 두 번 넘게 일어나는 경우다. 거리두기 3단계에 진입하면 필수적인 사회, 경제 활동 외에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 총리는 “만약 3단계로 격상되면 10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중위험시설까지 운영이 중단되는 등 국민 생활과 서민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jjy4791@kukinews.com/ 사진= 박효상, 박태현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