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한국 재즈의 대모로 불리는 재즈 보컬리스트 박성연이 23일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77세.
국내 1세대 재즈 보컬리스트인 고인은 1978년 서울 신촌에 국내 첫 토종 재즈클럽 ‘야누스’를 만들어 40여년간 운영해왔다. 재정난 때문에 LP 수천장과 무대 의상, 애장품까지 팔면서도 연주비는 줄이지 않았다.
야누스는 1세대 재즈 뮤지션부터 수많은 음악인이 모여들며 한국 재즈의 ‘산실’ 역할을 했다. 1989년 고인의 첫 음반이기도 했던 ‘박성연과 재즈 앳 더 야누스 Vol.1’이 세상에 나왔고, 오랜 시간 야누스에서 연주했던 피아니스트 임인건은 2016년 ‘야누스, 그 기억의 현재’ 음반을 내기도 했다.
고인은 고등학교 졸업 뒤 미 8군 무대에서 가수 경력을 시작했고 대학에서도 작곡을 전공했다. 발매한 음반으로는 ‘세상 밖에서’(The Other Side of Park Sungyeon), ‘박성연 위드 스트링’(With Strings) 등 총 4장이 있다.
지난해 초에는 후배 가수 박효신과 함께 자신의 곡 ‘바람이 부네요’를 듀엣으로 다시 녹음하기도 했다. 한 자동차 광고 배경 음악으로 사용된 이 곡이 고인의 생전 마지막 음악 기록이 됐다. 고인은 박효신의 콘서트에 보낸 편지에서 “녹음실에서 함께 노래할 때 제가 나인 든 것도, 아픈 것도 잊고 섦은 어느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2015년 야누스를 물려받아 운영 중인 후배 재즈 가수 말로는 SNS에서 “(박성연 선생은) 긴 투병, 야누스 재즈클럽 경영 악화로 힘든 중에서도 ‘이제 난 블루스를 더 잘 부를 수 있게 되었다’ 하셨다”며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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