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이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이달 말까지 구조조정 명단을 확정하기로 하는 등 인력 감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31일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고 9월 말 이들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리해고 대상은 현재 남은 직원 1300명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700명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희망 퇴직자에게는 추후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희망 퇴직자에게 부여하는 추후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 우선순위 안이 지켜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최근 회사 재매각 성사를 위해 조직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조종사 노조와 근로자 대표 측에 전달했다. 이스타항공 사측은 "재매각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100% 재고용을 전제로 한 인력 감축"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또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를 토대로 조만간 회계 실사 등을 거치며 본격적인 재매각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이 회생 대신 청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조직 규모를 축소할 뿐만 아니라 신규자금 지원(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운항 재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항공기는 5∼7대 규모로 운용하고, 나머지 10여대는 리스사에 반납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에만 5대의 항공기가 말소됐으며, 신규 등록한 항공기는 전무한 상태다.
하지만 직원들의 체납된 임금을 비롯해 조종사의 운항 자격을 위한 고용 유지, 퇴직금 문제 등의 문제로 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타항공 직원은 "어떤 기준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지 알수가 없다"며 "100% 재고용을 전제로 한 인력 감축이라고 하지만 알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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