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희란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차 확산되며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25일 기준, 2021학년도 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교육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오는 11월19일 예정이었던 수능을 오는 12월3일로 2주 연기했다. 그러나 수도권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수험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수험생들은 수능 준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학교와 도서관 등 공공기관은 문을 닫았다. 밀폐된 공간에서 여럿이 공부하는 스터디 카페와 독서실도 코로나19 우려로 마음 편히 이용하기 어렵다. 고등학교 3학년 안모(19·여)양은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공부에 집중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모(19)군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 동기부여도 되고 공부가 더 잘되는 편인데 요즘은 항상 혼자 공부할 수밖에 없어 힘들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사일정도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통상 3월에 시행되는 고3 첫 모의고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네 차례 미뤄진 끝에 지난 4월24일 원격으로 시행됐다. 사실상 전국단위 채점과 성적처리는 되지 않아 사실상 취소된 것이나 다름없다. 수험생 양모(19·여)양은 “수능 실전 감각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놓쳤다. 다른 시기의 수험생들보다 상당히 불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학원을 다니고 있던 수험생들은 ‘강제자습행’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행에 따른 정부의 집합금지명령에 대형학원들은 지난 19일부터 줄줄이 문을 닫았다. 재수생 성모(20·여)씨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고 재수를 했는데 오히려 작년보다 더 집중할 수 없다”며 “학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없으니 실력이 늘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몇몇 학원은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지만 학생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수험생 정모(19·여)양은 “기존 학원 수업을 화상수업으로 대체하고 있는데 수업 질문은 카카오톡으로 받는다”면서 “수학 과목 같은 경우 비대면으로 답변을 받으면 이해가 잘 가지 않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울상을 지었다. 송모(19·여)양도 “다니던 논술학원이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전환했다”면서 “일대일 관리가 필수적인 논술학원 특성상 온라인 강의는 굉장히 비효율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능 계획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회의 후 질의응답 시간에 “수능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돼 그 상황이 수능까지 지속된다면 시험 계획을 변경해야할 상황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수능 일정을 변동할 계획은 없다고 재차 밝혀왔다.
수능 일정 변동 가능성에 수험생들은 난색을 표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공부에 대한 부담감이 큰 수험생 입장에서 수능이 더 미뤄지면 너무 지칠 것 같다”, “수능이 미뤄져 수능 후 진행될 수시 2차, 실기 등의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면 혼란은 가중될 것이다”, “시험장을 늘려 접촉 인원을 최소화해 미루지 않고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희정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는 “수능을 연기하든 일정대로 강행하든 둘 다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좋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면서도 “충분한 논의와 명확한 연기 기준 없이 수능을 한 차례 더 연기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지치고 힘들 수험생들에게는 더 큰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 일정에 맞춰 모든 공부 일정을 조절했을 수험생 입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이날 오전0시 기준 전날 대비 코로나19 확진자는 280명이 추가돼 누적 1만7945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34명, 경기 63명, 인천 15명 등 수도권이 212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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