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지난 21일부터 업무를 중단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정부의 탄압에 굴하지 않겠다. 업무개시명령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전공의들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7일 “지난 7일과 14일, 두 차례의 단체행동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다”며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도, 근본적 문제에 대한 고찰도 없이 무작정 추진되고 있는 이 정책들은 의료의 공산화와 질 저하를 유발할 실책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대한민국 의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의대생 2만명과 전공의 1만6000명이 너도나도 맨몸으로 나서 거대 정부에 맞섰다”며 “의대생들은 국가고시를 거부하거나 휴학계를 제출했고, 전공의들은 사직서 준비와 전문의 시험 거부로 결연함을 담았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업무 중단 이후에도 정부와 대화를 진행했다. 대전협은 “그 자리에서 젊은 의사들이 납득할 만한 협의안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비공개간담회라는 정부 측 사전약속과는 달리, 언론에 즉시 대서특필됐다. 심지어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을 통해 애초 약속하지 않았던 ‘모든 업무로의 복귀’로 철저히 왜곡돼 졸지에 우리는 회원들과의 결의를 저버리고 정부에 협조한 겁쟁이 배신자가 됐다. 이후 25일 정부는 재차 협의안을 제안했다. 그들이 내놓은 제안은 정권 유지를 위해 코로나 시국을 안전하게 버티기 위한 ‘보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정부는 아무것도 내놓지 않으며 젊은 의사들을 기만했다. 의사를 ‘공공재’로 마음대로 부리고자 하는 정부의 속셈을 우리가 어디까지 모른 척 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제2차전국의사총파업이 시작된 26일 정부는 수도권 내 수련병원의 전공의·전임의들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대전협은 “병원마다 찾아가 빠져나간 전공의 명단을 내놓으라고, 그렇지 않으면 업무정지를 시키겠다며 우리의 스승님들을 협박하고 있다. 문자를 통해 명령서를 발송해 무심코 열어본 순진한 전공의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려고 하며, 형사처벌도 서슴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면서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는 대전협 및 비상대책위원회 집행부 명단을 요청했다. 이를 대비해 대전협은 지난 1일 긴급대의원총회를 통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집행부와 비상대책위원회를 분리한 바 있다. 뻔한 수로 우리를 압박하려는 그 어떠한 시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어 나가기로 한 지 고작 며칠이 지났다”며 “합리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다음 대화 날짜를 잡기도 전에, 간신히 쌓은 상호 간의 신뢰가 그대로 깨져 버렸다. 업무 중단 기간 동안 우리는 한 번도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우선한 적 없으며, 국민 건강과 환자 안전을 지켜내고자 노력했다. 또한 모든 걸 내놓고 싸우는 도중에도 코로나 방역과 필수의료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결의하였다. 이것이 의사로서 본분을 지키기 위한 대한민국 전공의들의 최소한의 양심이자 진정성이었다. 대한민국 정부의 진정성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아울러 “20-30대 어린 의사들을 향해 거대한 정부가 일방적으로 가한 ‘업무개시명령’이라는 협박에, 우리는 다시 한번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하고 이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정부가 공권력을 이용해 젊은 청년들을 겁박하는 행위는 비단 의료계뿐 아니라 온 국민이 분노할 행위일 뿐이다. 허나, 거대한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우리 젊은 의사들은 굴하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서로를 보호하며 하나로 뭉쳐 이 두려움을 이겨낼 것이다.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바로잡기 위해, 궁극적으로 환자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다. 그게 우리 젊은 의사들이 가진 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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