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이상한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

[LCK] 이상한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

기사승인 2020-08-31 07:00:01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 탑은 다른 라인과는 확연히 차이점이 있는 라인이다. 미드라인에 비해 라인 자체가 길고, 바텀 라인과 다르게 홀로 가는 이 곳은 우리는 '탑솔'이라고 부른다.

이에 따라 탑 라이너가 정글러의 개입없이 1대 1로 치열한 혈전을 벌이는 경우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특히 현재 LCK에는 '너구리' 장하권, '칸나' 김창동, '기인' 김기인 등 무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여럿 있다. 날카로운 '킬각'으로 솔로 킬을 따내기도 한다.

DRX의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은 여러모로 이상한 탑 라이너다. 기록적으로 특출난 부분은 없지만, 딱히 빠지는 부분도 없다. 최현준의 서머 스플릿 KDA는 3점 미만이지만, 킬 관여율이 60%를 상회한다. 이를 보면 한타에 강점이 있는 선수라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지표만으로는 최현준을 규정할 수 없다. 그를 규정하는 단어는 '강강약약'이다. 서머 스플릿 최고의 탑 라이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너구리' 장하권을 상대로 솔로킬을 따내기도 하지만, 라인전 지표가 좋지 않았던 '익수' 전익수에게 솔로킬을 당하기도 한다.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 해설위원도 지난달 개인방송 도중 이러한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해설위원은 "대놓고 잘한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못 하지는 않는다"며 "캐리력도 있고, 말렸어도 복구도 잘하고, 한타도 잘하고, 잘하는 선수를 만나도 잘해준다"고 말했다. 다만 "DRX의 약점을 굳이 뽑자면 '도란' 쪽 같다"면서 "분명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남겼다.

이현우 위원의 말처럼 최현준은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30일 열린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젠지 e스포츠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최현준은 승리한 세트 내내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물론 '쵸비' 정지훈이 단독으로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지만, 최현준은 팀의 승리에 많은 기여를 했다.

승리한 경기에서 최현준은 각각 '오른', '쉔', '레넥톤'을 선택했다. 1세트 오른은 '볼리베어'의 압박을 이겨내고 수월하게 성장했다. 무지막지한 탱킹력을 과시한 것은 물론이고 75%의 킬 관여율과, 딜량도 팀내 2위(1만810)을 기록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4세트, 최현준은 쉔을 뽑았다. 젠지의 탑 라이너 김광희가 '아칼리'라는 공격적인 챔피언을 골랐지만, 라인전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단결된 의지(R)'를 적절히 사용하며 유리한 게임을 굳히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5세트의 최현준의 레넥톤은 교전마다 '강신(R)'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점멸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룰러' 박재혁의 '칼리스타'를 잡아내기도 했다. 

패배한 2세트에도 '이렐리아'를 뽑아 오른을 상대로 솔로킬을 기록하는 등 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팀 전체가 밀리면서 이렐리아가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긴 했지만, 번뜩이는 피지컬을 보여주기도 했다.

기자는 최현준을 보면 여전히 그리핀 시절 그의 모습이 기억난다. 지난해 8월 SKT T1(現 T1)과의 서머스플릿 당시 그는 1세트 아칼리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칸' 김동하에게 완전히 밀려 게임을 내준 후 최현준은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이후 2세트에는 '케넨'으로 멋진 활약을 펼치며 멋지게 복수를 하기도 했다. 참고로 서머 스플릿 최현준의 아칼리는 4승 무패로 100%의 승률을 기록중이다.

이상한 탑 라이너 최현준은 올해 초만 해도 DRX의 구멍이라는 아픈 평가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패배로 아쉬움의 눈물을 삼키던 소년은 어느새 LCK 정상급 탑 라이너로 우뚝섰다. 월드 챔피언십에서 최현준이 전세계 팀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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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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