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국회의원 3선을 지낸 정장선 평택시장은 지난 2018년 7월 평택시의 기초단체장이 됐다. 정 시장은 지난 2년여의 기간을 돌아보며 31일 "상대방을 생각하는 배려지심이 있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정 시장은 취임 후 지금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19, 장마, 코로나19 재확산, 태풍 등 재난의 연속이고 그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은 정말 혹사당하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19 현장은 전쟁 같은 업무에 정신이 없는 직원들은 정치를 생각할 겨를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코로나19의 방역현장도 삶의 현장이라 다양한 장면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현장을 가까이서 보면 전쟁터와 같다. 특히 이번에 코로나가 재확산된 10여일은 더욱 그렇다. 코로나19 검사, 확진자 관리, 확진자 동선확인, 자가격리자 관리, 해외입국자 관리, 각종 민원 응대 등을 소수의 인원으로 처리하고 있어 숨가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방역 직원들은 휴일도 없이 사무실을 지키고 있어 극도의 피로를 호소하고 있고, 요즘처럼 무더운 날에 방호복을 입고 선별진료소를 지키고 있는 이들은 탈수 증상까지 보이기도 한다"면서 "(더 나아가 이제는)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심리적인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현 상황이 점점 어렵게 돌아가다 보니 참을성이 많이 약해진 사람들은 맘에 안 들면 전화로 소리치시는 분들. 툭하면 시청에 와서 소란을 피워 거의 오후 내내 일을 못하게 하는 분들 등등 다양하다"면서 "이런 욕을 하고 고함지르는 악성 민원인들로 인해 직원들이 그야말로 '번아웃'되고,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직원도 많고 몸이 많이 망가져 병가를 낸 직원들도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했다.
이어 그는 "이런 와중에 한 언론사가 8‧15 서울집회와 관련해 평택시가 정치적 의도로 민노총 집회 참석 확진자를 광화문 집회 참석 확진자로 둔갑시켰다"는 기사를 냈다면서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날 확진자가 11명이나 무더기로 나왔다. 문제의 확진자(65번)가 8.15집회 참가자라고 했고, 광화문 집회 확진자가 여럿 나왔으니 당연히 광화문 집회자라고 생각해 분류한 것이 전부다. 이 부분이 실수라면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정 시장은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해 민주당 시장이기 때문에 조작했을 것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자신은) 이름도 김 00이라고 되어 있고 오산 거주자, 8.15 집회참가자라는 가장 기초적인 쪽지 보고만 받은 게 전부다. 이 확진자가 민노총인지, 보신각 집회에 참석했는지조차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광화문 집회자로 바꾸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반박했다.
정 시장은 "요즘 같이 행정의 투명성이 시스템화돼 있고, 개인의 주장이 넘쳐나는 시대에 조작을 지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 발상일 뿐"이라며 "요즘 공무원들은 부당한 지시는 절대로 따르지 않는다. 나중에 본인들도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을 하고 인생의 마지막 여정이라고 생각하는 시장직을 이런 식으로 마무리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이 기사 때문에 전화를 많이 받으면서 하루 종일 분노가 가슴 속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코로나19 현장에서 전쟁 같은 업무에 정신이 없는 직원들은 정치를 생각할 겨를도 이유도 없다. 실제 대다수 직원들은 8‧15집회면 광화문 집회로 생각을 했고, 보신각 집회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다고 한다. 정말 최선을 다해 코로나를 막으려고 고생하는 직원들에 큰 상처를 줬다"면서 "실수가 있었던 점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고, 현장과 동떨어진 곳에서 몇 안 되는 정보만을 갖고 방역현장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자세를 지양해 달라"고 언론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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