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금융지주회사들이 보험회사 인수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는 이자마진을 통한 수익 의존에 벗어나기 위함이고, 고령화 시대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미 지난해 초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했고, KB금융과 하나금융도 올해 상반기 푸르덴셜생명보험과 하나손해보험(구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했다.
다만 지난 수년간 보험업종은 실적은 보합 혹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에 지주회사들의 보험사 인수가 ‘신의 한수’가 될지 계열사 발목을 잡을 ‘애물단지’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보험과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26일 오후에 열린 정례회의에서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 5월 27일 지분취득으로 더케이손해보험을 편입시키는데 성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보험사 인수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A금융사 관계사는 “이자마진수익을 벗어나 사업 영역을 넓힘으로서 수익을 다각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수년간 보험업종의 수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계약 해약률도 오르고 있다. 실제 국내 보험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 7조2863억원에 비해 1조9496억원(26.8%) 줄어들었다. 이는 금융위기(리먼브라더스 사태)이 끝난 2009년(3조9963억원) 이후 가장 이익 감소세가 컸다.
실제 금융지주사가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더케이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보험은 수년 간 실적이 정체되거나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우선 신한금융이 지난해 초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는 순이익 감소와 손해율 증가라는 이중고를 맞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 2017년 340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나 2018년 3112억원, 지난해에는 2714억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1374억원으로 전년동기(1471억원) 대비 감소했다. 손해율도 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오렌지라이프생명의 손해율은 71.77%로 전년동기(70.86%)와 2018년 말(69.74%)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로 들어온 보험료 중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만약 오렌지라이프생명이 1000만원의 보험료를 받는다면 약 710만원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한다.
또한 더케이생명보험, 오렌지라이프생명 모두 지난 3년간 실적이 감소하는 추세다. 하나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40억원의 순손실을 내 지난해 전체에 맞먹는 적자를 기록했다. KB금융이 인수한 푸르덴셜생명도 지난해 1407억원의 순이익을 내 2년 전(1759억원) 대비 약 3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때문에 노동조합 측은 자칫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저금리 시대를 맞춰 보험업 리스크 대비를 위한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회수기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메리츠증권 김고은 연구원은 “실물 경기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며 예상보다 빠르게 초저금리 시대로 진입하고 있으며, IFRS17 도입과 K-ICS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현행상 RBC 비율을 위해서도 충분한 자산 듀레이션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지주사의 보험사 인수는 장기적으로 사업 영역 확대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포석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업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필요한 것이고 향후에는 보험업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며 “미국 유럽선진국도 보험사들이 장기적으로 변액보험 등 자산을 운용하고 있고, 퍼포먼스도 좋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본다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자리잡게 하는 것이고, 금융소비자들이 종합서비스를 받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또한 장수 시대로 가면 보험업은 더욱 필요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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