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포장 일상 된 ‘집콕’ 시대…쌓여가는 쓰레기는 어쩌나

배달·포장 일상 된 ‘집콕’ 시대…쌓여가는 쓰레기는 어쩌나

기사승인 2020-09-10 05:54:01

사진=8일 새벽 서울 송파구 장지동 자원순환공원에 재활용품, 일회용품 등 압축시킨 폐지들이 쌓여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회용 폐기물 배출량이 늘고 있다. 폐플라스틱 수출량이 감소하고 단가가 하락하면서 재활용 업체들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대상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오는 13일까지, 전국 대상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오는 20일까지 연장했다.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오후 9시~다음날 오전 5시)과 프랜차이즈 카페(모든 시간)에 포장과 배달만 허용했던 기존 조치에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점, 아이스크림, 빙수점까지도 확대 적용됐다.  

식음료 포장, 배달 업종의 확대로 일회용품 사용이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비대면) 소비로 폐기물이 급증했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7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7월 온라인 거래액은 12조9625억원이다. 지난 200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상품 부문별로는 전년 동월 대비 음식서비스(66.3%)와 농축수산물(72.8%), 음식료품(46.7%) 등이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장마로 실내활동 위주의 상품군과 음·식료품, 음식서비스 등의 거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안전과 위생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다회용기보다 일회용품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도 한몫을 했다. 이에 지난 6월 전세계 18개국 119명 과학자들은 “재사용 가능한 물품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높이지 않는다”면서 “재사용 시스템은 기본 위생만 잘 지키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오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 35% 감축을 목표로 하던 환경부는 지난 2월부터 공항·역의 식당,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을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일시적으로 푼 것이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플라스틱류 폐기물은 하루 평균 889t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3% 늘어난 수치다. 폐플라스틱류와 폐비닐류는 하루 발생량이 각각 15.6%, 11.1% 늘어났다.

사진=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는 환경미화원들이 재활용 쓰레기를 수집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는 포화 상태다. 재활용 쓰레기를 선별 처리하는 경기도 수원시 자원순환센터는 실내 저장공간이 꽉 차는 바람에 야외 야적장에 임시방편으로 쓰레기를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원시 자원순환센터 관계자는 “최근 자원순환센터로 들어오는 재활용 쓰레기 반입량이 평소때보다 20~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체감된다”면서 “직원들이 밤낮으로 교대조로 투입돼 근무를 하고 있는데도 일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폐기물은 빠르게 증가하는데 폐기물 수거 체계는 불안정하다. 배출량이 늘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폐플라스틱 단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지난달 13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페트(PET)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1kg당 800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590원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일선 쓰레기 수거, 선별, 재활용 업체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수거를 하면 할수록 손실이 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청주 지역 일부 수거업체는 수익성 악화로 9월부터 수거 거부를 예고했다가 청주시 중재로 거부의사를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제 2의 쓰레기 대란’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8년 쓰레기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폐플라스틱, 폐금속, 폐지 등 폐기물 24종 수입을 중단하자 폐기물 수거업체들이 폐비닐 수거를 거부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발생했다.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을 만들고,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는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 소장은 “소비자들이 배출 기준을 정확하게 지켜 분리수거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다. 재활용이 되는 쓰레기와 그렇지 않은 것을 정확히 구분하고,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깨끗이 세척해야 재활용 업체들이 쓰는 비용이 줄어들고 재생원료 품질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홍 소장은 “생산 단계에서는 재활용이 되는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 식으로 개선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빨리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이 잘 되게 해서 재활용 쪽 순환 구조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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