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업 위험에 노출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들의 고용보험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됐습니다.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특수고용직들도 고용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되도록 변경됩니다. 

특수고용직이란, 특정 사업을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로부터 대가를 얻는 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을 말합니다. 특수고용직들을 꼽아보자면 ▲학습지 교사 ▲택배 기사 ▲대리운전 기사 ▲보험설계사 등이 있습니다.

개정안 속 고용보험 의무가입 대상이 될 구체적인 직종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어 확정된 상황은 아닙니다만, 가장 우선적으로 포함될 특수고용직종으로는 약 40만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죠.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고용보험 의무화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보험사 뿐 아니라 고용보험의 수혜자인 보험설계사들마저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니까요.

보험업계는 보험설계사라는 직업 특성상 ▲시장 진출입에 큰 제약이 없음 ▲위탁계약이 유지되는 이상 소득활동 가능해 실업 개념 적용이 어려움 ▲보험설계사 특성상 자발적 이직 비율이 높음 등을 들어 고용보험 의무화를 반대합니다.

무엇보다 보험업계에서는 고용보험 가입비용 부담으로 인한 대량 해촉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전국민 고용보험에 따른 보험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설계사 수수료를 기준으로 보험사와 설계사가 1.6%의 요율로 고용보험료를 부담한다고 가정할 경우 보험사·법인보험대리점(GA)과 설계사가 각각 부담해야 할 고용보험료는 893억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같은 비용 발생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보험업계에서 원가 절감이 절실한 상황 속 비용 절감을 위해 보험설계사들을 대량으로 해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죠.

따라서 보험업계에서는 의무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대신, 가입 유무를 보험설계사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보험설계사들도 선택가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고용노동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계사 중 고용보험에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는 답변은 23%인 반면 원하는 사람만 가입해야 한다는 답변은 77%로 조사됐습니다. 

고용보험 의무화 대신 ‘보험계약 이관’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보험 계약을 체결을 성공할 경우 보험설계사는 계약 체결 기간 보험사로부터 잔여수수료나 수금수당등을 지급받습니다. 

그러다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둔다면 그간의 보험계약들은 보험사로 귀속이 되버립니다. 아무리 보험계약을 많이 체결했다 하더라도 회사를 나오게되면 수입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셈이죠. 따라서 타 회사로 이직하더라도 보험계약을 유지·관리하면서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이직이 잦은 보험설계사들의 직종 특성을 감안하면 더 나은 ‘사회안전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이 어려워진 요즘 보험설계사들의 한숨도 덩달아 깊어져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어려움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하루 빨리 확보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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